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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17. 2023

작가노트

20200906

의지는 힘을 가진다. 예술이란 것은 힘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다양한 감각의 양태(음악, 춤, 조형예술 등)로 표현된다. 우리는 과거 예술에서 모더니즘 (에너지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법칙), 포스트 모더니즘(각기 다른 방식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거쳐왔고 현재도 그 안에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나의 생각 또한 그것을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단지 나는 각기 다른 에너지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각기 다른 모습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고 있지만 결국 에너지를 이해하고 감각하는 자신들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자신이 어떤 상태이고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처음 전해진 것과 다른 왜곡된 힘만을 느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타자를 극복하지 못한다. 혹은 극복한다 해도 증명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렇기에 결국 우리가 느끼는 에너지는 타자에서 전해진 힘보다는 우리 내면에 이미 가지고 있던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개별자들은 타자에서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자신만의 힘을 발견해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이루는 방식으로 비어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비어 있는 곳에서 채움이 생긴다. 그렇게 균형 있게 만드는 것, 중용이 담긴 물건을 만드려 한다. 거슬리지 않고 불편하지 않는 것, 쾌적하게 느끼는 방식을 찾는다.


나는 지금 물레 작업을 통해 선을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다. 백색 흙을 사용하는 물레 작업은 가벼운 드로잉과 같다. 무언가 표현을 하기 위에서 좋은 선을 만드는 연습 나는 그 안에서 부드러움과 안정감, 편안함, 거슬리지 부분을 덜어내고 편안한 부분을 찾고 있다. 내가 덜어낸 것들 안에서 확신을 가지게 하는 것들을 찾고 있다. 그것은 과거에 것이 속해져있기도 하고 지금의 미감과 닳은 것들이 속해져있기도 하다. 그 안에서 나는 위화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편안함이 중요하다. 우리가 의식하는 대상이 있기에 우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이해한다. 이를 변증법으로 바라볼 때 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존재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전에 존재한다. 앞서 말했던 자신에 대한 생각은 그렇기 때문에 편안함을 중시한다. 또한 우리가 불편함은 느낀다는 것은 그보다 편한 상태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최초의 편안함으로 도달하는 것이 어떤 완성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후로는 익숙해지고 당연해진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본질에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 본질에 가까운, 자기 자신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편안해진다는 것은 나 자신을 더 잘 발견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중간을 찾아 그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쾌적함. 불편하지 않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집중해야 되는 대상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온전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려놓았을 때 모든 방어기제들을 무력화했을 때 그 사람이 바라보는 시야는 온전할 것이며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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