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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감의 대비

by 로건리

요즘 아내가 말의 무게감에 대한 책을 많이 보고 느끼는 게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여보야 체중은 이제 그만 늘리고 말의 무게감을 늘리자."


웃고 넘길 문장이 결코 아니었다.

같은 무게감인데 서로 상반된 체중과 말의 무게감에 대한 생각을 적어본다.



# 체중의 무게감


스무살의 나는 키 179cm, 51kg이라는 놀라운 비율이었다.

덕분에 삼각턱, 쏘말리아, 여장남자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덕분에 대학 MT때 여장남자 이벤트에서 1등을 했다.

좋아해야 하는건가?ㅋ


나의 체중은 나이와 비례하게 점점 늘어갔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절정을 맞이했다.


둘째가 태어난 이후 살이 찌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창 받고 있던 어느날이었다.


"살을 빼지 말고 세자리까지 도전해볼까?"


열심히 먹고 또 먹었다.

운동은 사악한 행위라고 여기며 3보이상 승차에 충실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기에 역대급 체중인 96.7kg까지 체중이 늘었다.

체중의 무게감은 대단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허리가 아프고 몸이 무거웠다.

내가 근무하던 병원이 7층에 있는데 개원 초기에는 운동삼아 올라갔던 곳이다.

그런데 4층에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자다가 숨이 막혀 깨어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체중이 늘수록 그 빈도가 늘었다.


결국 나는 100kg의 고지에 도달하는데 실패했다.


아내가 있고, 아이가 둘인데 내가 가면 어떡하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육아휴직에 들어가고 PT를 시작했다.


그리고 6주만에 올라선 체중계에서 확인한 숫자는..


"79.9kg"


너무 단기간에 살을 빼서 걱정하는 주변인들이 많았지만 체중이 가벼워지니 삶이 가벼워졌다.

이렇듯 체중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 말의 무게감


요즘들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말의 무게감이다.


분노로 가득했던 20대의 나는 부정적인 말들로 가득했다.

덕분에 말의 무게는 깃털처럼 가벼웠으며

내 삶은 계속 부정적으로 흘러갔다.


악의 순환 고리를 끊는 일은 정말 어렵다.

큰 계기가 없는 이상 그 고리의 끝부분을 찾기도 어렵고

끊어내기에 너무 굵은 밭줄이 되어있다.


아주 오랜 시간끝에 긍정의 힘이 51%의 지분을 차지한 순간

가장 낮은 바닥을 찍고 상승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점점 긍정적인 삶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긍정적인 생각의 지분이 늘어갔다.


긍정적인 말과 좋은 말은 무게가 많이 나간다.

반면 부정적인 말과 나쁜 말은 무게가 마치 깃털같다.


말의 무게가 늘어갈수록 아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부부 사이도 더욱 돈독해지고 미래지향적이며 발전적인 이야기로 주제가 바뀌었다.


말의 무게가 늘어갈수록 아이들의 웃음도 늘어갔다.

더욱 활발해지고 공부도, 운동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런 내가 최근 삶의 2막을 끝내고 3막으로 가기 위한 암전 상태에 돌입했다.

2막의 엔딩장면은 가장 믿었던 사람과 좋아했던 사람들의 공격과 실망스러운 말들로 가득했다.

12년간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아내가 말했다.


"이렇게 오래 힘들어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엔 정말 타격이 큰가봐"


나이가 늘어갈수록 체중은 줄이고 말의 무게는 무거워져야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오늘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살빼고 빠진 살만큼 말의 무게를 늘려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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