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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이, 겨울이 주는 에너지처럼..

by 로건리

겨울이 되면 언제나 떠오르는 삼한사온이라는 말처럼 차갑고 혹독한 계절도 쉬어 가는 날을 사이에 품고 있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생명이 기지개를 켜고, 찬바람 속에서도 나무는 다음 계절을 준비하며 힘을 모으는 시간.

눈앞에 드러나지 않을 뿐 겨울은 결코 멈춘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깊게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기다.


이 계절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한 노래가 스친다.

겨울아이. 이종명씨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흐르는 그 노래를 들으면 어린 시절의 겨울이 떠오르고, 내 삶의 겨울이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은은하게 인지하는 사실.

나도 겨울아이구나.



그래서인지 내 삶의 겨울이 유난히도 길고 혹독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순간조차도 내 몫이라고 말하는 듯한 계절.

그 속에서 나는 늘 조금 더 단단해져야 했다.


요즘의 나는 이 겨울을 닮은 듯하다.

내년을 준비하는 일정이 차곡차곡 쌓이며 잠깐의 숨이라도 내어놓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휴식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만큼 매일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때로는 내가 대표라는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오고, 그 무게는 일상의 모든 빈틈으로 스며든다.


내년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기다리고 있고, 회사가 바라보는 비전은 더 높아졌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시간을 들이고 성실히 힘을 쏟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책임감은 더 커졌다.

그들의 열정이 빛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 에너지가 헛되이 흩어지지 않게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내 마음 한편을 늘 단단하게 눌러온다.


그래서일까?

겨울이라는 계절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요즘 더 크게 다가온다.

차가운 계절도 쉬어 가는 순간이 있어야 다음을 향한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자연의 순리를 말이다.

멈추는 것은 후퇴가 아니고, 잠시 머무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나의 겨울도 그런 의미를 지니면 좋겠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마음의 톱니가 잠시라도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시간.

짧은 틈이라도 스스로의 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

그래야 다시 가야 할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은 고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계절이다.

내가 겨울아이로 태어난 것처럼, 지금의 삶도 나만의 겨울을 지나며 더욱 깊은 힘을 모으는 중이라고 믿어 본다. 모두의 시간과 노력이 내년이라는 계절에 따뜻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오늘의 이 겨울을 견고하게 살아내고 있다.


겨울이 주는 에너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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