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출근을 하기로 했다.
와 일산에서 삼성동까지 가야하다니.
강남으로 출퇴근 해보는 건 처음이라 참으로 생경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수십년 간 대중교통만 이용해 온 나로서는 출근 길 지옥철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었기에 거리에 대한 부담은 컸지만 지하철 타는 데 대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평균보다 큰 내 덩치가 지하철 탈 때 불리한 부분도 있었지만, 반면 힘으로 밀어부치면 빽빽한 지하철에 올라타는 데 실패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또한 힘으로만 밀어부치는 게 아니라 밀집된 인파를 뚫고 들어갈 잔 기술도 꽤 필요한데, 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거의 고급 기술자와도 같았다.
그러나 숨 쉴 틈 없는 지하철, 움직일 틈 없는 공간에서의 장거리 이동은 꽤나 험난하고 피곤한 일이었다.
동시에 나와 같이 이 공간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병상련의 마음과 존경심도 생겨났다.
"안녕하세요~!"
떨리는 마음으로 인사하면서 사무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나름 대기업에 다녔던 탓인지 문을 열어 펼쳐진 좁은 사무실 광경이 조금 낯설고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이제 현실이구나."
사무실은 회의실로도 쓰이는 사장, 부사장 방과 네 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구성이 되있었다.
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나란히 앉아있는 자리의 건너편에 앉기로 했다.
이 사무실에서 가장 젊은 사람들이고, 뭐랄까 그냥 호감이 간다고 해야하나. 나는 어딜 가던 동년배 보다는 젊은 사람들을 택하는 편이기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자리를 앉게 되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하고 잘 지내야 요즘 트렌드도 파악하고 배울 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모두 출근을 한 이후에 우리는 다같이 회의실에 모였고, 나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동생과 함께 업무진행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었다.
정말이지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가 없었다.
이어 나를 소개할 차례가 왔다.
"아니 이런 작은 사무실, 적은 인원 앞에서 이리 긴장되다니."
이런 상황에서 떨린다는 게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나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고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했다.
그 전과는 다른,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이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나의 에너지를 수직상태로 끌어올려 주고 있었다.
"진짜 새로운 세상이구나."
일단 앞뒤 없이 출근부터 하고 본 이 사무실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지고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은 안 잡혔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했다.
나는 전 직장에서 더 멀어졌고, 그 직장에서 진정 해방되었다는 것.
그리하여 그것에 대해 큰 안도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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