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0대 중년 여자의 20대 친구
학원 수강생은 총 12명 정도 되었다.
대략 봐도 20대가 8명 정도였고, 40대 2명, 50대 1명, 60대 1명 이런 구성이었다.
희한하게 학원계에 입문하니 무엇을 배우던 나보다 더 나이 많은 분들이 꼭 한 둘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그래픽 디자인 수업에 50대, 60대가 있다니 좀 놀랐다.
물론 같이 수업을 듣는 20대들은 나를 보고 놀라겠지만.
우선은 강의실에 들어가자 마자 기가 죽었다.
젊다라는 것에 별로 기 눌리며 살지는 않았는데, 이 수업에 들어오니 무척 주눅이 들었다.
그 이유는 내가 그 친구들보다 느리고 더 못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였고, 그것은 첫번째 디자인 수업에서 학습된 경험을 통해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같은 것이었다.
언제나 뒷자리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첫 수업때 맨 뒷줄에 앉았는데, 학원 시설이 그리 최첨단은 아니라서 빔프로젝터의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바닥난 자존감 탓에 나는 또 내가 늙어서 그런건가 하고 내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아직까지 노안이 온 것도 아니고 시력에는 문제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어떻게 등록한 수업인데.
이제는 진짜 제대로 할 수 있을거란 희망을 걸고 수업을 들은 지 얼마 안되어 나는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뒷자리가 좋았지만 화면이 안 보이는 바람에 더 이상은 고수할 수 없었다.
뒷자리가 가지는 특권은 강의실의 모든 광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는 것이다.
나는 어디에 앉을까 하고 눈 안에 들어오는 전경 속에서 내가 앉을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2개의 책상을 한세트로 붙여놓아 짝을 이룰 수 있는 구도였는데, 한 자리씩 다 앉아있는 상태여서 앞자리로 이동한다면 누군가의 옆에 붙어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난 누구를 짝으로 선택해야 할까.
그간의 사람 경험과 인생 경력을 바탕으로 쌓인 뇌 안의 빅데이터를 풀가동 시켰다.
실력이 있으면서 잘 알려줄 것 같은 친구를 골라야만 했고, 난 몇일동안 두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하나하나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눈에 딱 눈에 들어오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었다.
사실 한 사람이 있긴 했다.
그 사람은 바로 나에게 묵묵부답으로 충격과 상처를 준 혜인이란 친구였다.
그 친구도 나와 같이 두번째 디자인 수업을 등록한 상태였다.
나는 기초를 더 다지기 위해서였고, 그녀는 최고위 국가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실력으로 치자면 유일무이함 그 자체, 난 혜인님과 짝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 때처럼 내가 물어볼 때 차갑게 나를 대한다면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족분을 그녀에게 질문을 해서 채울 수가 없었다.
몇날 몇일을 고민했다.
그리고 드디어 결론이 나왔다.
그래도 그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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