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친구들과 함께하는 생파

by 밥반찬 다이어리

이사를 이틀 앞두고 최근 가장 자주 봤던 나의 24,25살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24살 혜인님의 생일이기도 해서 나는 케이크를 산 후 일산에 있는 괜찮은 쌀국수 집,한뫼당으로 향했다.

그 곳은 먹더듬이가 발달한 내가 검색으로 찾아낸 맛집이었고, 이제 떠나면 생각날 것 같은 식당이기에 나는 망설임없이 이 집으로 추천을 했던 것이다.

우리는 양지쌀국수와 똠양쌀국수를 기본으로 시키고, 왠만한 중국집에서 튀겨내는 것보다 더 뛰어난 튀김옷을 입은 유린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다들 맛있게 먹고 있는데 나는 먹는 도중에 한가지 고민에 빠졌다.

2차로 갈 카페에서 케이크를 펴자니 안될 것 같고, 천상 이 쌀국수 집에서 생일 케이크를 펼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식당에 양해를 구하고 생일케잌을 펼쳤다.

25살 지수님이 귀여운 꽃모양 양초를 미리 준비해서 꽂아놨더니 제법 생일케이크의 모습으로 보였다.

우리는 무언가에 쫒기듯 급하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고, 혜인님은 조용히 초를 불어 속성으로 생파 세레머니를 마칠 수 있었다.

2차로는 지수님이 추천한 카페에 가서 최근에 내가 아이디어를 낸 영어스터디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하였다. 알고 보니 지수님은 중학생때 캐나다에서 홈스테이를 좀 했었고, 나의 경험으로 파악한 바로는 혜인님도 언어감각이 좋았다. 나는 영어에 손을 놓은 지 오래됐고,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늘 꺼지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 친구들에게 2주전에 제안을 했다.

첫번째는 디자인 과제물을 1주일에 두개씩 제출해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것.

두번째는 영어스터디를 결성해서 1주일에 한번씩 과제를 올릴 것.

마지막으로 첫번째와 두번째를 지속하여 영어로 디자인에 대해 서로 대화하기로 할 것.


다행히 두 친구들은 흔쾌히 그러자고 했고, 오늘은 디자인 과제와 영어스터디를 실행함에 있어 구체적인 방안들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우리 셋은 정말 성향이 각각 달랐고, 잘 하는 분야도 서로 달라서 상호보완이 굉장히 잘될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아이디어가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일을 잘 벌이는 반면, 끈기가 없어서 끝까지 가는 법이 잘 없었다.

혜인님은 좋아하는 분야에서 엄청난 몰입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고 그 결과물이 굉장히 훌륭한 친구였다.

지수님은 이과적 머리가 있는 친구면서 습득력이 굉장히 빨랐고, 무엇이든 빨리 해내는 친구였다.

내가 큰 그림을 그리면 혜인님은 구체적으로 방안을 내고, 지수님은 모든 걸 종합해서 정리를 했다.

앞으로 내가 이 디자인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이 친구들과 같이 하고 싶은 이유가 그것이었다.


같이 회의 비슷한 걸 하면서도 서로 다른 성향이 드러나서 우리는 중간중간 폭소를 터뜨렸고, 서로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내서 마칠 때쯤엔 꽤 근사한 플랜이 도출되었다.

게다가 둘다 갑자기 생각도 못한 선물을 내게 내미는 거였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정말 놀랐다.

오늘은 혜인님 생일로 만난 거였는데, 이런 착하고 순수한 친구들이라니...


너무너무 고마웠다. 정말로.

나는 이 소중하고 착한 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지속시키기 위해서 노력 할 것이고, 쥐뿔 개뿔 하나도 없는 부족한 나지만 뭐라도 그 친구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살자고 생각했다.

우리는 한달에 한번 오프로 만나기로 했고, 과제를 지속할 것이다.

그러면 정말 지금보다는 훨씬 발전할 것이고, 우리의 건설적인 관계도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

고마워요! 나의 MZ친구들! 많이 배웠고 착한 마음 나눠줘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사실 나도 MZ, MZ 하고 싶지 않은데, 별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