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와 짝이 된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조금 더 다가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음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같이 먹을 계획을 세웠다.
아무래도 수업시간에는 대화를 할 수 없고, 쉬는 시간에도 워낙 말수가 없는 친구라 자연스레 말 걸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그 전에 제과제빵을 배웠는데 직접 만들어 둔 베이글을 활용해 샌드위치를 정성스레 만들어 다음날 힘차게 걸어 학원에 도착했다.
4시간의 수업이 끝날 무렵 나는 어떻게 말문을 터야 좋을지 내내 생각했다.
"저 저희 간단하게 요 앞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같이 샌드위치 먹을까요?"
그녀는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그러자고 했다.
나는 매일 오가는 산책로의 벤치로 그녀를 안내했고, 그녀와 같이 의자에 앉은 후 베이글 샌드위치를 펼쳐보였다.
그녀에게 샌드위치 하나를 건네주고 같이 사온 커피도 홀짝 홀짝거리며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 혜인님 어차피 짝이기도 하니 앞으로 서로 친하게 지내요. 제가 모르는건 혜인님한테 물어보고 혹시 혜인님이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 궁금한거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면 될거 같아요. 아 그렇다고 저도 완전히 다 아는 건 아니지만. 하하!"
그녀의 대답은 늘 간단했다.
"네"
나는 또 말을 이어갔다.
"우리 이전 수업도 같이 들었고.. 아 사실 나도 은근히 먼저 말 거는 타입 아니에요. 특히나 여자한테 이러는거 거의 처음인거 같은데요. 하하 잘 부탁해요. "
그 공원은 가끔 자동차의 소음이 들리는 거 외엔 거의 대부분 나의 말소리로 채워졌다.
일주일이 지나가자 선생님은 학생들의 수준에 대해 확실히 감을 잡아가셨다.
그리고 첫번째 수업때보다 심화되고 자세한 커리큘럼이었지만, 이것마저도 혜인님한테는 크게 필요없는 내용임을 알아보셨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혜인님은 강의 듣지 말고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시험 준비를 위한 연습을 하라면서 두꺼운 책을 내미셨다.
그리하여 그녀와 같은 방향을 보고 한때나마 동질감을 느끼던 나는, 결국 이전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그 후로 혜인님은 혼자 두꺼운 수험용 책을 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나는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최대한 집중을 하며 열심히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