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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반찬 다이어리 Oct 09. 2023

19. 이제 뭘 하지?

급속도로 고뇌의 시간이 물밀려 왔다.

아무런 이정표가 없는 길의 한복판에 서서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을 뿐 아니라 심지어 길의 갈래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제 뭘 하지?"

오랜 직장생활 탓에 습관적으로 "뭘 해야하나" 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러나 순서는 그게 아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기계적으로 이전에 내가 했던 일과 관계가 있는 직종부터 찾아봤다.

그게 그나마 바로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중년의 애매한 나이에 재취업자로서 이전과는 신분과 상황이 달라졌으니 눈높이를 많이 낮춰야했다.

첫번째로 기존에 받았던 연봉보다 조금 낮춰서 알아봤으나 여의치가 않아 더 낮춰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문턱을 많이 낮춰 검색했음에도 걸려 나오는 일자리들은 썩 맘에 들지 않았다.


당장 할일이라곤 떠오르는게 그거 뿐이라 알아보긴 했지만 다시 그 업계에 들어가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답답했다.

그 일도 재미는 있었지만 개인적인 시간이 너무 없었고, 이제는 종일 일에 매달려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참기 어려웠다.


그럼과 동시에 나는 여태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 하나 배워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이어 내일배움카드의 발급 조건을 확인하고 재발급을 받은 후 직업훈련포털(HRD-Net)으로 들어가 훈련과정의 종류를 검색했다.

그 때 나는 뭔지 모르지만 이 결과값들에서 적어도 이전 경력으로 재취업할 때 알아보던 그 결과값과는 다른 설레임을 느꼈던게 분명하다.


"이렇게 훈련과정 수업 종류가 많았다니."

그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듯 관심을 한번에 집중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양한 수업들이 널려있었다.

그런데 이 교육을 받으려면 일정의 자기부담금이 필요했고, 추가 정보를 알아보던 중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제도는 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소득 구직자에게는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소득도 지원하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었다.


생각보다 촘촘하게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교육 시스템에 놀라면서 내게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1단계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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