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은 글에 대한 칭찬을 받을 때가 있긴 하다. 작가라고 불리긴 한다.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런 맥락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글을 잘 쓴다’ 라는건 기본값으로 적용되는 듯하다. 그래서 정작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거나, 더 나아가 칭찬을 듣는 것은 꽤 희귀한 일이 된 지 오래다.
사람이지 나도. 근거 없는 비난이 마음을 바닥에 쫙 달라붙게 하듯, 근거 있는 칭찬은 마음을 댄싱머신으로 만든다. 특별히 내가 사랑하고 사랑하는 글에 대한 칭찬이라면, 정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작년의 끝자락에서 정말 오랜만에 그런 칭찬을 받았다. 최근에 가까이에서 글쓰기를 하시는 분이었는데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 왤케 잘하세요? 많은 양의 글을 계속 써낸다는 것, 그 내용이 탄탄하다는 것, 샘나요. 진짜 몇 번 생각한 거에요. 타고 나는 건가요?
입이 귀에 걸린 것을 간신히 끌어내리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니까요? 아니면 오래 써왔으니까요? 미친 척 하고 맞아요 전 타고 나버렸어요 라고 해볼까?
어느 하나 물음을 충분히 채워줄 답이 아니라 여겨졌다. 나에게도, 그분에게도. 침착 침착 침착을 세 번 외치니 그제서야 간결하고 명료한 말 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글쓰기를 좋아해요.
확실히 전부를 담아낼 수 있는 답이었다. 글쓰기를 좋아한다.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고 싶었고, 자라고 싶었고, 계속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다만, 그토록 쉬임 없이 좋아할 수 있는것도 재능이라면 꼭 그렇게 이름 붙이고 싶었다.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도 내가 자신을 쓰는 것을 좋아했으면 한다. 내가 글을 쓰는 건지, 글이 나를 쓰는건지 도무지 모를 그 때 까지, 계속 쓸 수 있길, 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