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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싸부 Jan 16. 2024

카타르 아시안 컵 _ 대한민국 vs 바레인 관전평



각설하고, 클린스만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문도그(문홍 _ 내가 가장 신뢰하는 축구 유투버 이자 축구 감독)는 감독의 유형을 두가지로 분류한다. 첫 번째는 명장이다. 말 그대로다. 끊임없이 새로운 전술을 만들어내며 그것을 실현해서 결과를 내는 타입이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를 떠올리면 된다. 두 번째는 덕장이다. 이건 명장과는 다르다.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도 선수들 개개인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면서 그저 ‘우리 분위기 좋게 잘 해서 이기자 ^^’라는 식으로 팀을 이끌고 가는 타입이란다.


아니, 그딴건 나도 하겠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문도그는 이렇게 말한다. 꼭 감독이 축구를 잘 알고, 전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 다만, 코치진들 중에서 감독보다 전술을 잘 알고, 그것을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찝어줄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위임을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실제로 그렇게 덕장 역할을 해서 좋은 결과를 낸 팀도 많다. 그래서 굳이 분류하자면 클린스만은 그런 덕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클린스만은 그야말로 덕장질을 하면서 BJ 린스만 노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전술이라고 하는 것을 딱히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아, 전술이 있기는 하다. 누구야 부탁해! 전술이랄까. 흥민아 부탁해! 민재야 부탁해! 이런 전술 말이다. 그의 전술 중 가장 탁월한 것은 강인아 부탁해!이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황금 멤버의 시기에 이런 감독이 부임 한 것은 너무 안타깝다. 벤투의 위대한 유산인 빌드업 축구에 이어서 수비를 정말 섬세하게 가르칠 수 있는 감독이 왔다면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월드컵 4강도 꿈이 아니었을터인데.


경기에 대해서 말해보자. 우선 첫 경기 이기에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고 봐도 전반은 정말 이거 맞어?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그 혈을 뚫수 있게 밑에서 추진력을 준 것이 김민재 였고, 그 힘으로 관통 시켜 버린 것이 이강인이었다. 이 둘에 대한 플레이는 굳이 분석 따위를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느낄터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황인범으로부터 시작해서, 이강인의 원더골이 터진 이후부터 경기는 우리나라의 기세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집중 견제를 당해서인지, 컨디션 문제인지, 월클 답지 않은 마무리를 보여줬는데 그 찬스들도 잘 살렸으면 더 편하게 풀렸으리라 생각이 된다. 물론 그래서 이강인이 조금 더 편하게 플레이 했던 부분도 있었다. 다만, 후반부에 이미 승패는 결정이 났는데 왜 그리 닥공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주저 앉아서 편하게 공을 돌리면 자연스레 상대팀은 압박을 했을 거고, 그러면 강인아 부탁해! 전술에서, 쏘니형 가자!로 해서 툭툭 뒷공간으로 찔러주기만 해도 체력도 아끼고 훨씬 좋은 장면이 나왔을텐데, 이런게 클린스만이 전술적 디테일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벤투는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공을 기가막히게 돌려서 상대에게 ‘꿇어라 이것이 너희와 우리의 차이다’를 보여주곤 했다.


우리나라 경기력에 대해서 말고 바레인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다. 전혀 준비가 안된 모습이었다. 비디오 분석해보면 우리나라와 경기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나. 이강인에게 무조건 맨투맨으로 한명을 붙여서 공을 편하게 받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 그렇게 해도 그걸 뚫고 나오는 괴물이 이강인인데, 프리하게 놔둔 것 자체가 아무 생각 없이 경기 한 것이다. 공격수들 피지컬이 꽤 좋은 건 알겠는데 공중볼 경합을 몬스터 김민재 있는 쪽으로 붙이는건 참교육 좀 받아보라고 한 것일까. 전술이라고 하는 것은 강팀과 붙을 때 더 빛을 발하는 것인데 그냥 어떤 해법도 가지고 오지 못한 모습이 심심했다.


토너먼트로 계속 올라갈수록 강팀들과 맞붙게 된다. 그들 모두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 이 팀의 전술은 ‘강인아 부탁해!’를 알아차렸을 것이고, 꽤 강도 높은, 그것도 수준 높은 선수로 맨투맨을 붙어서 볼 줄기를 막을 것이다. 그러면 이것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을 클린스만을 가지고 있는가? 이재성을 이강인 옆에서 호위 무사로 붙여서 미친 활동량으로 상대 미드필더를 교란 시키고 이강인에게 한순간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 정도는 생각하고 있겠지? 아니면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묶이는 만큼 왼쪽이 여유가 생기니 씨찬이형으로 아이솔레이션을 만들어서 휘젖고 다닐 수 정도는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게 되면 마침내 쏘니가 한방 날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마무리 시원하게 해주는 그림도 그리고 있는거겠지?


앞으로 경기들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 아시안 컵 우승 가능할까. 아직은 미지수라고 본다. 대한민국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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