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서의 고전
여행은.....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놀랄 만큼 어리석기도 하다.
나는 걸었다.
만나는 사람들은 슬프도록 못나고 어리석었다.
만나는 사람들은 비참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스꽝스러웠다.
만나는 사람들은 경쾌했다.
만나는 사람은 화려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고귀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거칠었다.
세계는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여행'은 무언의 바이블이었다.
그리고 침묵에서 나온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좋게도 나쁘게도, 모든 것은 좋았다.
나는 모든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좋은 것도 보았다.
거대한 바냔나무에 깃들인 숱한 삶을 보았다.
그 뒤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비구름을 보았다.
인간들에게 덤벼드는 사나운 코끼리를 보았다.
'코끼리'를 정복한 기품 있는 소년을 보았다.
코끼리와 소년을 감싸 안은 높다란 '숲'을 보았다.
세계는 좋았다.
대지와 바람은 거칠었다.
꽃과 나비는 아름다웠다.
이 나라는 빈곤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내가 본 것은 물질적 빈곤과 더불어 지금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열이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열이라는 이 하나의 생명의 근본이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관리되어가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그 나라의 열에 들떴다. 그리고 나는 이 지상에 있는 생명의 존재 장소를 분명하게 보았고, 아울러 내 생명의 존재 장소도 분명하게 보았다. 그것은 내 이십대에 있어서 하나의 혁명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그 가볍고 우스꽝스러운 풍경을 형성하는 하나의 장난감일 때, 나는 그저 내 몸속에 깃들인 그 기묘한 느낌을 견디면서 또다시 황무지를 향해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