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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영 Apr 02. 2021

꽃들의 이어달리기


꽃이 핀다. 계절마다, 달마다 다른 꽃이 피어난다. 동백꽃이 지면 이어서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면 이어서 철쭉이 피어난다. 꽃이 피어남과 동시에 사람들 얼굴에도 웃음이 핀다. 벚꽃나무가 줄줄이 이어진 길가, 철쭉나무로 이루어진 작은 동산엔 늘 사람들의 해사한 웃음소리가 감돈다. 빼곡한 꽃송이만큼이나 많은 얼굴들에 생기가 돈다. 꽃은 태어남과 동시에 선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적어도 인간에게는.


그런 꽃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자신의 바톤을 이어받을 다음 타자에게 혹시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하고.


“야, 얼른 준비해. 이제 네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차례야.”


지금 제주에는 벚꽃과 동백꽃이 거의 지고, 길가 곳곳에서 철쭉이 조금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꽃들은 생명의 순리에 따라 피어나고 지는 것뿐일 텐데,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며 난 이리도 인간 중심적인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아무렴, 꽃이 우리에게 잠시나마일지라도 여유롭고 해사한 마음을 심어주는 것은 대게 사실이니까.




|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33일 차 _ 꽃들의 이어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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