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살아왔다. 30대와 40대의 삶을 돌이켜보니, 언제나 뭔가에 쫓겼고 순간순간 나 자신을 평가하고 비교하며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자책을 했던 생각이 난다. 이제 50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더 큰 욕심을 내고, 행복이라는 허상을 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동안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는 “너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마”라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가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사실 숨 쉬고, 먹고, 자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이 단순한 요소들이야말로 삶을 채우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잠깐씩 커리어 공백기를 가질 때마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일하자’고 다짐하지만, 정작 돌아보면 그러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내 앞에 놓인 복잡한 생각들을 다 떨쳐내고, 아주 작고 단순한 실천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매일 점심 식사 후에 20분 정도 산책을 하며 머리를 맑게 해보거나, 책 한 페이지라도 읽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식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누군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거나, 짧게나마 친구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며 소소한 연결을 이어가는 것도 좋겠다. 내 눈앞에 있는 소소한 기쁨들을 하나씩 발견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런 작은 실천의 일부다. 매 순간 거대한 목표를 좇기보다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백일백장 프로젝트도 그런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어느새 다른 곳을 돌아보며 잠시 소홀해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더 이상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단순히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매일 하나씩 꾸준히 실천하는 것, 그런 작은 일들이 쌓여 큰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런 사소한 행동들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인생은 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 많이 얻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는, 내 주변에 놓인 소소한 기쁨들을 놓치지 않고 누리며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믿는다.
삶은 언제나 이처럼 단순하다. 때로는 그 단순함을 다시 발견하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