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면 화가 풀릴걸, 화를 내면 한 달 이상 힘들어져요."
<나의 해방일지>의 주인공 염미정의 대사다.
나도 그렇다. 화를 안 내고 꾹 참으면 이틀이면 잊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며칠 지나면 잊혀지는 줄 알았다. 누군가가 계속 선을 넘거나 선에 걸친 행동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냥 내가 참거나 못본 척 하거나 기억을 삭제하는 편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다룬 여러 책들에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조언을 읽지만 어쩌겠는가. 다툼이 없어야 내 마음이 편한데.
하지만 살아보니 그렇지 않다. 화를 내야 할 때 화를 내야 오래 안간다. 상대가 무례한 행동을 해 놓고 그게 자기 권리인 줄 아는 건 참을 수 없다. 참을 수 없을 때는 참지 않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상처를 주고도 그게 상처를 주는 일인지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상처 주는 일을 했다는 사실을.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든 내가 가르칠 일은 아니다.
그래도 알려줘야 한다.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못된 인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기가 무슨 못된 짓을 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내로남불이 오랜 기간 인생에 고착화됐기 때문에 선을 한참 넘어와 있는데도 자신이 어디 서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정중한 사과는커녕 '우리 사이는 그렇게 해도 되는 사이'라고 우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되는 사이는 없다.
못된 이들의 부탁을 굳이 들어주지 마라. 못된 이들에게서 이용당하고 상처 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부탁을 무리하게라도 들어준 사람들이다. <나의 해방일지>에 등장하는 염미정은 전 남친에게 돈을 빌려주고는 오랜 시간 받지 못하고 대신 갚아야 하는 처지에까지 몰렸다. '부탁'은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이 갑 이다.
그 부탁 안 들어줬다고 그 사람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안들어줬다고 섭섭해 하거나 관계가 끊어질 것 같으면 그 관계는 언제 어떻게든 끊어진다. 끊기는것 보다는 끊어내는게 낫다.
무례한 사람에게는 단답으로 말하자. 대화의 전개가 어렵도록 해서 '내가 당신과 대화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너 그렇게 살면 안돼.’라고 말하면 ‘내가 어때서?’라고 반응할 것이 아니라 '그래'라고 반응하면 대화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