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간 속에서 만나는 이야기
(위 사진: 우마이야 왕조(661~750년)의 디나르(dinar)와 디르함(dirham), 압바스 왕조(750~1258년)의 디르함 등 동전 / 이라크박물관, 바그다드)
세계의 역사를 들여다볼 때, 우리는 흔히 고대, 중세, 근세, 근대, 그리고 현대라는 시대 구분을 떠올린다. 이 구분은 그저 편의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인류가 걸어온 길을 이해하는 데는 꽤 유용하다.
그 첫 발자국은 약 7,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깃든 고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흐름은 어느덧 중세, 근세, 근대로 이어지며 우리를 지금의 현대에까지 이르게 한다.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이슬람의 역사는 그중 중세와 맞닿아 있다. 때는 612년, 무함마드라는 인물이 알라의 사도로서 이슬람을 창시하게 된다.
그리고 622년, 그와 그의 추종자들은 메카에서의 박해를 피해 메디나로 향하는 이주를 감행한다. 이는 이슬람력 AH의 기원이 되는 사건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BC와 AD는 크리스트교 중심의 서구 달력에서 나온 말이다.
무함마드가 세상을 떠난 632년, 이슬람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의 후계자들인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그리고 알리가 이끄는 정통 칼리프 시대가 열리며, 이슬람은 이상적인 공동체 움마를 기반으로 한 확장을 시작한다.
광대한 제국이 형성되고, 꾸란은 체계화되며 이슬람 교리는 더욱 견고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테러 집단도 이 정통 칼리프 시대를 이어간다는 명분을 내세울 정도로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IS의 우두머리 알바그다디는 스스로 칼리프라 칭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현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의해 모스크로 바뀌었지만-에서는 알라와 무함마드, 그리고 4대 칼리프의 이름이 새겨진 둥근 원판을 볼 수 있다.
이는 그 시절의 영광과 이상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리의 암살과 함께 그 이상은 끝이 났고, 이슬람 세계는 우마이야 가문의 세습 왕조로 이어진다.
8세기 중반, 우마이야 왕조가 몰락하고 아바스 왕조가 들어서며 이슬람은 황금기를 맞는다. 이 시기에는 이집트의 파티마 왕조, 스페인의 후 우마이야 왕조 등 여러 왕조들이 번성했고, 이후 맘루크 왕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13세기 중반, 오스만제국에 의해 멸망하고, 이슬람 세계는 오스만의 깃발 아래 통일된다.
1453년, 오스만제국의 술탄 아흐메드 2세가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며, 그곳은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그때까지 이슬람 세계는 의학, 역학, 자연과학 등 많은 분야에서 서구를 능가했고, 유럽은 이슬람의 문헌을 번역해 그 지혜를 빌리기도 했다.
그러나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 산업혁명을 계기로 서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이슬람 세계는 점차 뒤처지게 된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이슬람 세계의 지배자였던 오스만제국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아랍 민족은 독립을 위해 아랍군을 결성하고 봉기를 일으켰고, 전쟁이 끝나자 오스만제국은 유럽 열강에 의해 해체되었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의 여러 나라는 현재의 독립된 영토로 나뉘었다.
이쯤에서 이슬람, 중동, 아랍이라는 용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좁은 범주에서 넓은 순으로, 아랍 국가는 언어적 개념으로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 민족 22개국을 의미한다.
보편적이며 명쾌한 역사적 배경으로 중동 국가는, 아랍 국가 22개국에 이스라엘, 튀르키예, 이란을 포함해서 25개국.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코카서스계 민족인 이란은 중동 국가지만 아랍 국가가 아니다. 튀르키예도 튀르키예어를 사용하는 우랄 알타이어계다. 이스라엘은 히브리어를 쓰고 종교도 다른 유대교를 믿는다.
이슬람 국가는 ‘종교’적인 구분으로, 이슬람 질서로 다스려지는 나라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거나 이슬람국가임을 표방한 나라, 이슬람교가 주요 종교인 나라로 이슬람 협력 기구에 속하는 57개국이다.
세계 최대의 단일 문화권인 이슬람은 현재 유엔 회원국의 약 1/4을 차지하고 있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이슬람 세계는 놀라운 변화를 겪었고, 그 속에서 형성된 문명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