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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시
버섯
굽어지다 쓰러진 것 위에 꼿꼿이 뻗은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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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시
Mar 23. 2021
이립(而立: 서른 세)을 넘어
그의 허리는 오히려 더욱 굽어졌다
어느 술자리에서 문득,
그가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
자존심이라고 하는 것은
물
집과도 같아
한 번 터쳐 버리면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있던 자리가
굳은살로 메워지더니,
그의 허리는 느릅나무 그루터기처럼
더욱 굽어졌다
썩은 느릅나무 위에 버섯들이 피었다
비 그친 어느 날
돌아보면 쑥 자라있
던 아이들은,
과연 버섯처럼 꼿꼿하여
제 아비가 돌아와도
허리 한 번 숙일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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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느릅나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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