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골든 리트리버를 위하여
내 명함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번들거리는 낯짝에 새겨진
내 이름 석 자조차 낯설다
명함을 내밀 때
나는 이 명함을 연기해야 한다
빙싯거리는 웃음
굽혀진 허리
예, 그렇습니다
아유, 어째 더 젊어지신 것 같습니다
사자의 명찰을 달아도
개는 사자가 될 수 없다
사람들이 웃고 사진을 찍어대도
어쩔 수 없다
개는 웃거나 꼬리를 저을 뿐이다
개는 개일 뿐이다
클라이언트를 기다리는 동안
내 명함이 나를 보고 웃는다
손가락질 한다
그러나 개는 개일 뿐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