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하루 국수

후루룩!

by 엽서시

후루룩,

이렇게 오늘 하루도 들이켰구나,

철교를 건너는 전철 위에서 생각한다


후루룩,

점심의 국수 한 그릇처럼

포만하다기엔 아쉽고

그래도 그럭저럭, 한 끼 또 지나가듯,

한강의 윤슬 위로 이렇게 오늘이 슬렁슬렁 지나간다


맥주 한 잔 없이 들어가기엔 아쉽고

작부지런한 날벌레처럼 편의점 간판 아래를 매암돌다

그래도 그럭저럭, 집으로 발을 튼다

똬리를 트는 국수사리처럼

그릇 안에서 제일 편안해 보이는 면발처럼

누군가의 집에서 멸치다시 달이는 냄새가 흘러나온다

괜히 또 군침을 삼키다

아직은 국수 생각이 도는 쌀쌀한 날씨

그러나 오늘 하루도 이렇게 들이킨 것이다.

후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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