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오랫동안 그리는 그림이다,
아직도 밑그림을 고치기도 한다,
때로는, 때로는 붓을 들지도 않는 날도 있었다.
무얼 보고 따라 그릴 수도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흉내를 내려던 적도 있었다,
남달라 보이는 것들, 더 있어 보이는 것들…….
아직도 내 얼굴을 붉게 만드는 것들.
지울 수 없는 것들을,
지우려 노력한 적도 있었다,
잔뜩 짜 놓은 물감의 두께,
그러나 나는 그 물감의 밑에 그려진 맨낯을 안다,
여전히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들.
이것은
오래도록 그리는 그림인데,
여전히 밑그림에서도 실수가 보인다,
그러다보면, 붓조차 들기 싫어지는 날도 있었다.
어느 날은
단 한 번도, 나는 이 그림의 전체를 바라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고개를 들었을 때, 들어오는 것은
여전히 다른 이들의 그림……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서 흉내 내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마는
내 못난 붓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