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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모난 돌의 정

by 엽서시


세상의 이치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 것.


남들보다 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

남들보다 덜 모난 돌은 정을 맞지 않는다.


그렇게만 여기고 움츠리며 살았는데,

그런데도 쪼아대는 이놈의 정!


한 번은 고개를 쭉 펴고 둘러다 보았다.

정을 쥐고 있는 것은, 세상이 아닌, 저마다의 손,

저마다 정을 쥐고 서로의 모를 흘겨보고 있다.

지금 내 손에도 차거운 정이 뾰족한 날부리로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흘겨보는,

서로가 서로를 쪼아대는,

그리하여 완성되는 모 없는 세상!

마치 박수소리처럼,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돌 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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