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이치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 것.
남들보다 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
남들보다 덜 모난 돌은 정을 맞지 않는다.
그렇게만 여기고 움츠리며 살았는데,
그런데도 쪼아대는 이놈의 정!
한 번은 고개를 쭉 펴고 둘러다 보았다.
정을 쥐고 있는 것은, 세상이 아닌, 저마다의 손,
저마다 정을 쥐고 서로의 모를 흘겨보고 있다.
지금 내 손에도 차거운 정이 뾰족한 날부리로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흘겨보는,
서로가 서로를 쪼아대는,
그리하여 완성되는 모 없는 세상!
마치 박수소리처럼,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돌 쪼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