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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나는 흔한 것을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by 엽서시

이제 나는 흔한 것을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마치 너의 이름처럼

너의 이름 석 자처럼

어느 간판에서고 광고에서고 돌부리처럼 불거져 나와

나를 자빠트리고 마는


떠났으면서 떠나지 않은 것처럼

찾아와 나를 넘어트리고 마는


너의 이름 같이

흔한 것들을 이제 나는 사랑하지 않기로 하였다


다시는

꽃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풀잎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나무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구름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인가

어째서 세상은 흔한 것과 흔하고 흔한 것과

그리고 그 흔한 것을 이다지도 귀히 여기는 설움이

이렇게나 가득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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