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호방함에
나는 웃음이 다 난다
봄, 여름, 가을 한 좋을 때 준비하여
겨울, 세상이 싫을 때에는
보지도 않겠노라,
눈 감고 잠들어 세상 바뀔 때에야 일어나겠다, 하는
얼마나 여린 몸이냐,
꽉 움켜쥐면 허물어질 몸,
그 여린 몸이 싹보다도 먼저
아직 녹지않은, 거치른 흙을 뚫고 나온다
그리고 보아라,
이제 곧, 어느 산, 어느 골,
함박만한 웅덩이 곳곳에도,
올챙이들 우글우글하니 끓어댈 것을,
개구리들 걀걀걀걀 웃어댈 것을,
나무와 바위, 그리고 늙은 사내같이
우리, 호방하지 못하여
뜬 눈으로 겨울을 지새운 것들은,
이렇게 둘러앉아 개구리를 기다린다
봄이 온다, 봄이 온다, 호들갑을 떨며 기다린다
올겨울은 무척 추웠노라 전하면
개구리들 걀걀걀걀 웃어댈 것을,
보아라,
우쭐우쭐, 흙 밑에서 움직이며
개구리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