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을 한다
사장이 지나가다 한 말 한 마디가
사내들의 발목을 주렁주렁 엮어 고깃집으로 끌어당긴다 끌어당겨 놓지를 않는다
나는 속으로, 이 짓만 아니면 지금 퇴근하고 운동을 가서도 한 시간은 했을 터인데, 생각하다가
함께 앉은 이들의 시뻘건 얼굴을 둘러본다
지금 여기 있는 이들 전부,
잃고 있는 중이다,
부장은 자식과의 저녁밥상을 잃고 있을 것이다,
옆에서 젓가락을 들고 침을 튀기는 과장도, 아내와 손을 잡고 산책할 주택 골목골목과 개천 옆의 거리를 잃었다,
그리고
사장, 아마 잃고 잃고 잃어버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나서야 저 자리 위에 올랐을, 한 늙은 수컷의 빈 잔에 나는 말없이 소주를 따른다,
그리고 또,
무엇을 잃는지도 모르고 잃고 있는 이들,
담배를 태운답시고 나가 또 한참 돌아오지 않는 이들,
그래, 우리는 전부 모여
잃어버리고 또 잃어버리는 와중에
얼키고설키며 소주를 붓는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잊을 때까지,
서로의 빈 잔에다 소주를 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