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코피를 쏟았다
화장실에서 코를 쥐고 있는다
(들켰으면 야근하는 거 티 내냐고 한 소리 들었겠지)
창 밖 길 맞은편에 독서실이 있다
나는 코를 쥔 채
그 독서실의 창이 훤히 밝은 것을 본다
신기한 일이지,
이렇게 늦게까지 저렇게들 환하게 밝혀놓고는,
그 아래에 밝은 것이란 없다는 것이.
애써 전기를 끌고 와 불을 환히 밝혀 놓고는, 막상 보고 있는 것이라곤 검은 글자와 숫자, 숫자, 숫자, 그리고 글자
그 이유를 묻는다면
무어라 말해야 할까
세상은 견디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견디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해야 할까
(메시지: 오늘 팀장님이 되는 사람들끼리 번개하자는데 어때? 괜찮지?)
어찌 말해야 할까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까맣게 굳어가는 피를 보여주며
이런 것이야, 검게 바래는 것을 그저 놓아둘 뿐이야
어찌할 수 없는 것이거든
말할 수 있을까
알 턱이 없다
알 턱이 없으니
나는 내게 그런 질문을 할 아이가 없는 것이 상팔자구나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이제 사무실로 돌아갈 시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