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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Jun 06. 2020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면 회사에서 어떤 일이 생길까?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면 생기는 일 3가지!

입사하고 7년간 영업을 하다 본사 마케팅 부서로 이동했다. 프로세스도 업무 내용도 일에 대한 태도도 모두 처음이었다. 게다가 쉽지 않은 일을 맡게 되어 타 부서에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물어보는 입장에서 난 당연히 항상 저 자세였다. 타 부서 '김 차장'님께서는 항상 친절하게 알려주셨지만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너무 기본적인 사항을 물어보는 건 아닌지, '회사를 7년이나 다녔으면서 기본도 모르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항상 걱정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나는 팀장님, 김 차장과 점심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팀장 :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꾼다고 하는데, 그때 우리 쪽 요구사항들이 조금 있어요.

김 차장 : 네... 본격적으로 Kick-off 하기 전에 의견을 취합할 겁니다. 그때 의견 주시면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팀장 : 네네. 너무 고마워요. 그건 그렇고, 우리 이대리가 많이 귀찮게 하죠?

김 차장 : 아이고.. 아니요. 귀찮지는 않고요. 이대리가 궁금한 게 많아서 질문하면 답변 주고 있습니다.

팀장 : 우리 이대리가 올해 초에 영업에서 왔는데, 프레젠테이션을 정말 잘해요. 우리 부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은 전부 이대리가 하고, 지금도 요청이 많이 들어와서 죽겠어요. 올해 얼마나 했지?

이대리 : 한 달에 1건 정도는 요청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팀장 : 그러니까. 부서를 옮겨서 이제는 프레젠테이션 하면 안 되는데... 그런데 뭐 별 수 있나... 계속 찾는 걸!

김 차장 : 아! 그래요? 우와! 사람이 달라 보이네!



김 차장은 그 이후 날 대하는 모습이 달라졌다. 날 무시하는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프레젠테이션 못해도 회사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 없어!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여러 버전으로 바뀌어 내 귀에 들린다.



"프레젠테이션 못해도 회사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 없어!"


"이번에 우리가 사업자로 선정된 게 프레젠테이션 때문이야? 아니야!"


"사업자 선정에 프레젠테이션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내가 보기엔 10%도 안돼!"



뭐... 다 맞는 말이다. 프레젠테이션 못해도 회사생활 잘할 수 있다. 사업자 선정에 프레젠테이션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다.


한 가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위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레젠테이션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 사람들은 잘 모른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면 생기는 일


(1) 날 보는 눈빛이 달라진다.

전무님까지 참여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다. 끝난 후, 전무님은 나에게 부서 임직원 100여 명 앞에서 시연을 할 것을 지시했다.


시연이 끝난 후, 전무님은 산하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지금껏 본 프레젠테이션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공유했고 좋은 포인트 몇 가지가 있는데 각자 잘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시연 후 사람들이 날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모든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내 이름을 듣는 순간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누군가의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것, 게다가 그 이미지가 긍정적이라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부장 : 어이. 이기철(가명)이! 너 요새 잘 나간다며?

이기철 : 네? 저요?

부장 : 그래 너! 요새 프레젠테이션으로 그렇게 잘 나간다며!

이기철 : 아... 그거 제가 아니라 이'규'철 대리입니다.


나와 이름이 한 글자 다른 동기가 있다. 나와 그 동기를 헷갈려했다. 이 정도로 난 존재감이 없었지만 이제 날 모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2)  보고를 잘하게 된다.

대부분의 프레젠테이션은 아래 질문에 '쉽고', '설득력 있게' 답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1. 왜 왔어?
2. 그게 뭔데?
3.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4. 그렇게 하면 뭐가 좋은데?
5.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면 돼?


상황과 주제에 따라서 몇 가지 질문이 생략될 뿐,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 이다. 보고도 마찬가지다. 위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보고다. 따라서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면 반드시 보고를 잘할 수밖에 없다.


덤으로, 보고자가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면, 보고를 하기도 전에 보고 받는 사람의 마음은 이미 열려있기 쉽다.



(3) 프레젠테이션을 더 잘하게 된다.

전무님의 내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멘트 이후, 2년 동안 끊임없이 프레젠테이션 요청이 들어왔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순발력이 늘었다. 돌발 상황, 질문에 대한 대처가 능숙해 졌다. 청중의 반응에 따라 내용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연습을 충분히 한 프레젠테이션과 그렇지 않은 프레젠테이션의 차이를 느껴 볼 수 있었다. 어떤 사전 정보가 있을 때 더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 되는지 알았다. 발표뿐만이 아니라 구성과 스토리에도 신경을 쓸 수 있었다.




아... 프레젠테이션 잘해야 하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못해도 회사 생활 잘할 수 있다. 내 동료 중에도 프레젠테이션 못하지만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사람 많다.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면 일을 조금 못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가 쉽다. 보고하러 들어가면 '재는 보고 잘하는 애야' 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이고, 순발력이 좋아지고, 성취감에 자존감까지 높아진다.


편한 길 두고 돌아가지 말자. 옆에 메딕이 있다면 과감히 스팀팩을 한 대 맞자.




회사 생활하면서 프레젠테이션 할 일이 없을까? 아니다. 반드시 있다. 언젠가 한 번은 찾아온다. 그때 갈고닦은 실력으로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해낸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다.


벌써 한 번 찾아왔고 완전 망쳐버렸다고? 괜찮다. 아니 더 좋다. 기회는 반드시 한 번 더 올 거고, 만약 그때 조금만 프레젠테이션을 잘해도 무대는 완전히 뒤집어질 테니.




'프레젠테이션 잘 하는 척'을 하고 싶다면 아래의 글을 읽어 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척할 수 있는 3가지 팁

스크립트를 써야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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