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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Aug 03. 2020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이 달라졌어요

작년 11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관해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mumaster82/79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그 누구도 보지 않는 교육 게시판에 글을 올렸던 일화를 다뤘다.


제목: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방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성희롱 예방 교육을 듣고 있습니다.
퀄리티의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같은 곳에서 만들었다고 느껴지지 않는군요.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은 아마 그 누구도 듣지 않고 틀어 놓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성희롱 예방 교육도 틀어놓고만 있을 사람이 많겠지요.

그러나 성희롱 예방 교육은 도입부터 눈길을 잡아 끕니다.
콘텐츠의 퀄리티나 내용이 많이 차이 나네요.
아마 조금 더 많은 사람이 교육을 듣지 않을까 합니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더욱 많은 고민과 투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위와 같은 건의사항(?)을 올렸고, 답변이 달렸다.


안녕하세요. 000님.

휴** 고객행복센터 학습매니저 이**입니다.
교육과정에 관심 가져주시고 개선 요청 의견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담당부서에 내용 전달드렸으며, 추후 콘텐츠 제작 시 좀 더 퀄리티 있고 질 좋은 내용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추후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난 코웃음을 쳤다. 담당자는 '아... 귀찮게 뭐 이런 의견을 올리고 그러는 거야!'라고 생각했을 거라 짐작했다. 절대 바뀌지 않으리라 단정했다. 바뀌지 않을지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으로 글을 끝맺었다.


2020년에도 어김없이 법정 필수교육은 찾아왔다. 어떠한 기대감도 없이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박하게 변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이 재생되는 게 아닌가.




작년 성희롱 예방교육은 '잼 라이브' 포맷을 이용했었다. 그 포맷을 2020년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적용했다.


작년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정말 재미없었다. 중년의 남성(교수님으로 보이는)이 나와 주야장천 강의를 계속해댔다. 나 조차도 그 교육을 끝까지 듣는데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했다.


이번엔 달랐다. 교육은 재미있었다. 내용도 명쾌했다. 메시지가 살아있었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관심이 높아졌다. 비용도 더 투입되었다. 내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변했다. 내 목소리가 닿았다는 사실에 심장이 뛰었다.


회사원은 알겠지만 필수교육은 필수(적으로 듣지 않는) 교육이다. 속도를 2.0으로 해 놓고 재생해 놓을 뿐이다. 그나마 눈길을 잡아 끌 수 있는 포맷으로 구성해야 약간의 사람이라도 교육을 듣는다.


지난번에는 인내를 발휘하여 교육을 들었다.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재미있게 퀴즈를 풀었다. 하나씩 풀어나갔더니 어느새 장애인의 개념, 관련 제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어떤 게 차별인지를 딱 꼬집어 주는 부분도 좋았다.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채워지고 나니,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과연, 이 교육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까?


<배려의 말들>의 류승연 작가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라는 또 다른 책에서 류승연 작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위해서는 언제든 자신이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말한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살면서 장애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저 장애인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오면 '바로' 채널을 돌리거나 힘들게 사는 장애인의 모습에 '아이고... 어쩌냐...'라고 말하며 다시 채널을 돌리는 그런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 인식 개선이라는 말 조차 내 머리에 떠오른 적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장애인을 아들로 둔 아빠가 되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도 게시판에 글을 올려볼까 한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관련 건의사항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관심을 부탁하는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먼저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금번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정말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눈을 잡아 끄는 도입과 포맷, 재미있는 진행, 명쾌한 해설과 메시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내용에 대한 의견을 드릴까 합니다.

법과 규정, 장애인의 개념, 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러나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나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내가 사랑하는 내 가족들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앞으로 나을 내 아이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내년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서는 해당 부분이 조금 더 부각된 온라인 영상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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