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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Jun 13. 2019

목표설정의 결과 '중요한 일' 그리고 '행복'

일? 중요한 거 먼저 해! 근데 뭐가 중요한 일이지?

겨우 겨우 일어나 출근을 한다. 피곤이 밀려온다. 어제 넷플릭스를 너무 늦게 까지 봤다. 워킹데드는 왜 이렇게 재밌는 거냐. 한 편만 보고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다행히 지각은 아니군. 컴퓨터를 켜고 로그인을 하고 메일함을 열어 본다. 받은 메일함 1024개.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급한 메일에 답장을 하고 메신저를 켠다. 동기들과 약간의 잡담을 나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술 약속도 함께 잡는다.


오늘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본다. 바로 정리해서 타 부서에 넘겨야 할 데이터가 있다. 그냥 추출하는 거라 어렵진 않지만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 이거 먼저 하자. 데이터 베이스에 접속해 조건을 넣고 데이터를 뽑는다. 워낙 양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운되는 동안 웹서핑이나 좀 하자. 아... 유진박 매니저 내가 해주고 싶을 정도다. 아... 살인 사건이 정말 잔혹하군... 1시간이 후딱 지나버렸다. 다운되었는지 본다. 음.. 다운이 다 되었군. 엥? 로그아웃이라고?. ㅜㅜ 다시 해야 하는 구만. 젠장. 다시 추출한다. 이번엔 그냥 기다려야지.


동기에게 메시지가 온다. 오늘 점심 뭐 먹냐고? 흠... 고민이군. 오랜만에 중국집? 떡국? 대구탕? 왠지 쌀국수가 당긴다. 그래 쌀국수다.


다운이 다 되었다. 보기 좋게 정리해서 타 부서에 넘기니 점심시간이다. 점심 먹고 오후에는 손익 보고 자료를 만들어야겠다. 내 업무 중에 제일 중요한 거니 제대로 한번 만들어 봐야지.


오후다. 좋아. 시작해 볼까. 한 30분쯤 났을까... 팀장님이 날 부른다. 이 과장. 이거 뭐지? 판촉물이 무슨 문제가 있나? 한 번 체크해봐. 팀장님이 시킨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이거부터 해야겠다.

아! 오늘까지 파쇄 서류 수량 파악해야 하지. 깜빡했다. 지금 해야겠네.


전화가 온다. 판촉비 영달 오늘 되나? 네? 그거 내일 하려고 했는데. 오늘 안 돼? 지금 우리 돈 없어. 그럼 오늘 내려 보낼게요.


아... 돈 이야기하니까 생각나네. 오늘 태블릿 지원비도 작업해야 되는구나. 손익 보고 자료는 내일 해야겠다. 급한 거 먼저 해야겠다.


아... 오늘 야근이네... 저녁 약속 있으니 7시까지는 끝내보자.


휴... 오늘도 정말 정신없이 일했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월급이나 좀 올려줬으면 좋겠다.



도대체 난 뭘 한 건가?





ㅣ목표가 없다.


열심히 무언가를 했지만, 과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왜?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바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닌데! 나 목표 있었는데!

회사 생활 편하게 하다 늦지 않게 승진하고 잘리지 않고 오래 일하는 건데!



목표라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샌가 이런 목표인 듯 목표 아닌 그런 목표를 가지고 살았다.



'목표? 중요해? 나도 없는데? 그리고 삶의 목표는 행복 아니야 다 행복하려고 사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내 주변에도 널렸다. 그런데 과연 목표가 없는 게 그냥 일상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건가? 그리고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있을까?





ㅣ목표가 없으면 생기는 일


목표가 없으면,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고 '예전의 나'처럼 회사에 와서 정신없이 시간은 보내지만 정작 중요한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퇴근하게 된다.

 

아버지는 일의 두미를 아는 일꾼을 으뜸으로 쳤다. 두미(시작과 끝)를 아는 일꾼은 시키는 일을 하다가도 소나기가 내릴 것 같으면 알아서 비설거지를 한다.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지 않으면 시키는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만사 도로아미타불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경렬, 워킹 코드



일을 하는 데 목표가 있어야만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낼 수 있다. 이를 구분해 낼 수 있다면 일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된다. 일의 흐름을 알게 되면 상황에 맞는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해낼 수가 있게 된다.





ㅣ행복은 목표인가?


'행복을 위해 산다'라는 말은 '난 지금 행복하지 않다'라는 말과 같다. 현재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을 목표로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다면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없다.


행복은 도달해야 할 지점이 아니다. 행복은 점이 아닌 선이나 면에 가깝다. 항상 내 옆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옆에서 내가 느끼고,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맞이해야 할 어떤 순간이 아니다. 바로 지금 행복해야 한다.


행복을 목표로 하는 삶은 불행한 삶일 수밖에 없다.




난 퇴사를 목표로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나누는 명확한 기준이 생겼다. 과연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 일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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