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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멈가 Feb 14. 2024

주말에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해치우면 생기는 일

완벽한 주말을 보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


월요일은 유독 더 피곤하다. 그 무기력증을 물리치기 위해, 출근 후 동료들과 주말 동안 한 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딱히 특별한 것이 없었던 나는 주말 아침에 런닝한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한 동료가 눈이 동그랗게 되어 물었다.


“일어나자마자요? 운동이 그렇게 좋아요?”



운동하는 게 좋냐니? 해야 하니까 한 것뿐, 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그저 하기 싫은 걸 가장 먼저 해치운 것이었다.





인간은 천성이 게으른 걸까? 우리는 별도로 신경 쓰지 않으면, 하기 싫은 일을 자꾸만 미루게 된다. 그 일이 공부일 수도 있고, 집안일일 수도 있다. 요즘 나의 경우에는 운동이 그렇다.



이상하게 시간이 많으면 일을 시작하기가 더 어렵다. 나 역시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한 채 흘려보낸 주말이 수없이 많다. 그러고 나면 하루를 무의미하게 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마저 든다.



그러던 어느 날,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해치우기로 결심했다. 평일과 다르지 않게 일어나, 운동을 하고 밀린 집안일을 해치웠다. 일의 순서를 바꾸었을 뿐인데 효과는 놀라웠다. 더 이상 주말이 순삭됐다며 허탈감을 느끼지 않았다.



일찍 일어나기, 그리고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처리하기. 완벽한 주말을 보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이다. 이 두 가지를 실천하면 주말이 무엇이 달라질까?



먼저, 정신적 부담이 감소한다. 원래라면 하루 종일 마음 한편에 걸려 있었을 ‘그 일’을 먼저 끝냄으로써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제 남은 시간을 오로지 즐길 수 있다. 즉, 하기 싫은 일을 먼저 끝내는 것은 스트레스 방어에 탁월하다.



두 번째로, 작은 성취감을 느낀다. 미국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출신의 리더십 전문가 조코 윌링크는 매일 새벽 4시30분쯤에는 일어나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그는 적보다 먼저 일어났다는 심리적 승리감이 좋다고 말했다. 나는 주말 아침, 사람 적은 헬스장에서 그 기분을 느끼곤 한다. 작은 성취감이 쌓여, 나를 큰 승리로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주말이 길어진다. 사람들은 주말이 유독 짧다고 한다. 사실 이는 당연한 얘기이다.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니 말이다. 나는 주말임을 감안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자지만 아홉 시쯤에는 일어난다. 운동을 다녀오면 10~11시쯤이다. 주말에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끝냈음에도 아직 오전이다. 이제 주말을 만끽할 차례이다. 책도 읽고 졸리면 낮잠도 잔다.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다. 가장 하기 싫은 일을 해놨기 때문이다.



사실 주말엔 밀린 잠만 푹 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힘든 한 주를 보냈고, 또 다가오는 한 주를 보내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게 된다면, 그로 인해 허탈감을 느낀다면 대책을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다행히 그 대책이란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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