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을 쓴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글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쓸 거리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쓰려면 평범한 하루를 에세이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면 오히려 쓸 이야기가 많다. 과거를 회상하면 글로 쓸만한 소재가 제법 떠오른다. 하지만 머지않아 글감이 고갈되는 순간이 온다. 과거 기억에 의존한 글쓰기의 한계이다.
예를 들어, 나는 총 8편의 에세이를 쓴 뒤, 네 개의 에피소드를 골라 <글쓰기라는 묘한 희열>을 출간했다. 모두 과거 이야기를 담았고, 글감이 없어 고민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글쓰기 생활을 지속하고 싶은데 도무지 쓸 얘기가 떠오르지 않았다.
현재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꾸준히 글쓰기를 위해선 평범했던 오늘 하루에서 글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글쓰기도 예술의 영역이라, 노력으로 재능을 이기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행히도 일상을 글로 풀어내는 것은 연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점심시간에 나눈 동료와의 대화에서, 퇴근길에 본 비싼 외제차를 보고, 오늘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알고보면 모두 글감이다.
떠오르는 생각을 짧게 메모해 보자. 그날 저녁에 그 메모를 바탕으로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해보자. 특별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 쓰니까 특별해지는 것이다. 평범한 하루를 글로 풀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모든 순간은 에세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