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을 빼앗긴 시대의 진정한 초인
지구를 구하거나 초능력을 사용해야만 초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니체 사상에서 초인은 ‘자신을 극복하고 초월하는 인간의 유형’으로 정의된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초인이라 불릴 만하다. 이 시시콜콜한 글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은 유튜브, 인스타, 넷플릭스 등 그야말로 볼 것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이 수많은 유혹 앞에서 잠깐만 방심하면 시간을 통째로 도둑맞기 일쑤이다. 덕분에 책 한 페이지를 읽으려 해도 우리는 상당한 절제와 결단이 필요하다.
'오늘은 책 좀 읽어볼까?'
오랜만에 독서하기로 결심했다. 한동안 바빠 책을 거의 읽지 못했는데, 모처럼 약속 없는 일요일을 맞아, 각 잡고 책 좀 보려 한 것이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이 끝도 없이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을 보여준다. 각종 챌린지, 귀여운 동물들 그리고 떠들썩한 사건사고들. 잠깐만 보려 했지만, 아뿔싸!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있다. 그뿐만인가, 단톡방에선 친구들이 쉴 새 없이 떠든다. 그 내용이 궁금해 자꾸만 들여다 보게 된다.
그렇게 오전을 흘려보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일단 밥을 먹기로 한다. 어차피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 하지만 식사 후 커피까지 한잔하고 나면 나른해지는 것이 인지상정. 결국 오후에도 별다른 생산적인 일은 시작도 못 한 채 날이 져버렸다.
아마도 낯선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바야흐로 진정한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다른 말로 몰입을 빼앗긴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을 단순 합리화로 치부하긴 어려워졌다. 우리는 정말로 시간이 없다! 시간을 모두 스마트폰에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꿋꿋이 자기 루틴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휴식의 욕구와 스마트폰의 유혹을 뒤로 한 채, 독서하고 글을 쓴다. 말 그대로 자신을 극복하고 초월해 낸 이 시대의 진정한 초인이다.
당신과 나 모두 초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