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98

2025.04.07.

by 무무선생님
20250407.jpg




나는 꽃이다.


신랑이 내게 말했다. ' 어째 주말이 더 힘들어 보이니? ' 맞다. 나는 평일보다 주말이 더 힘들다. 평일도 바쁘지만 잠시 앉아 있을 수 있고 원하면 화장실에 다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주말은 엉덩이 붙일 새가 없다. 눈뜨자마자 아이와 놀이가 시작되고 아침, 점심, 저녁때에 맞춰 밥을 준비하고 다음날 아침거리도 고민해야 한다. 설거지를 마치자마자 아이와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면 외출할 때 챙겨나간 짐들을 정리하고 틈틈이 평일에 못 한 집안일을 하게 되고 아이가 낮잠 잘 때는 집에 가져온 직장일을 잠시 해둔다. 어제는 아이 목욕을 시키는데 현기증이 나서 괴로웠을 정도로 유난히 더 힘든 주말이었다.


나는 꽃인데, 왜 이렇게 삶은 꽃 같지 않을까. 벚꽃을 보며 남몰래 혼잣말을 되뇌었다. 벚꽃이 핀 지금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고 싶어서 사진 찍자고 제안했지만 아들과 신랑은 빨리 차에 타야 한다고 가버렸다. 아침 일기를 쓰는데 어제의 그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같이 사진을 찍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별 일 아니지만 마음에 남은 씁쓸함이 다음날인 지금도 느껴진다. 그래도 꽃 덕분에 위로도 참 많이 받은 주말이었다. 추위와 비바람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더욱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 너처럼 살아야지! 나도 꽃이라고! ' 발악발악 소리 없는 외침을 외치며 생동감 넘치는 봄기운을 마음에 담았다. 이번 주에 벚꽃이 만개할 것이다. 비소식이 계속 들리지만 벚꽃을 힘차게 응원한다. 너도 나도 이번 주 잘 보내자!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7화모닝페이지 한 문장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