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106

2025.04.15.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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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화내는 어른은 되지 말자.


"선생님이 내 물건들을 다 쑤셔 놓았어. 내 색종이들을 다 구겨 놓았어."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화가 나버렸다. 나를 화나게 만든 학생은 책상서랍에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모든 물건들을 늘 책상 위에 올려놓는 학생이다. 심지어 책상아래와 옆에도 물건들을 나열해 두고 사용한다. 절대 책가방을 가방걸이에 걸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들이 자꾸 자기 물건을 발로 차고 간다고 하소연한다. 매일 매시간 골칫거리가 발생하는 원인지다. 3월은 자기 물건에 손대지 말라는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말로만 자리정돈 지도를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었다. 어제는 선생님과 함께 정리를 연습하자고 제안을 했고, 분명 처음에는 같이 정리를 시작했다. 아이는 오늘 필요 없는 물건은 사물함에 갖다 두고 오겠다고 말하더니 친구들과 놀기 시작했다. 아무리 불러도 자리로 오지 않았다. 결국 나 혼자 아이의 짐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내게 그렇게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선생님이 자기 물건을 다 쑤셔 놓았다고.


친구들 앞에서 혼낼 수가 없어서 아이를 복도로 나오게 했다. 아이는 엄청 흥분 상태였다. 왜 자기 물건을 망가뜨렸냐며 나에게 씩씩거렸다. 좋게 말하려고 했는데 나도 같이 언성을 높이게 되었다. 그러자 그 아이가 집에 가겠다며 계단 쪽으로 뛰어갔다. 나는 아이를 간신히 데리고 교실 앞으로 돌아왔다. ' 앞으로 네가 원하는 대로 너에게 신경을 안 쓸게. 대신 너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친구들의 피해는 모두 다 기록해서 부모님께 보여드릴게. 부모님께 필요한 지도를 받아.'라고 말하자 다행히 부모님께 사랑이 고픈 아이였기에 앞으로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겠다며 말을 바꿨다. 어제의 해프닝은 이렇게 끝났지만 오늘 아침일기를 쓰면서도 마음이 참 좋지 않았다. 같이 화를 내며 흥분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아이에게 좋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게 아쉽다. 필요한 지도를 하는 건 내 임무이지만 화를 내는 건 내 일이 아님을 기억하자. 아이와 같이 화내는 어른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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