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이 된 날 (1부 – 만남)

“엄마!!!”

by 박준범

아내가 둥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날.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아이의 외침이 터졌다.
“엄마!!!”

그 소리에 아내는 한순간에 굳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며칠 만의 짧은 이별이었지만
그리움은 이미 한 계절쯤 지난 듯 깊었다.

아이는 뛰어들어 엄마 품에 안겼다.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도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 수호.”


그렇게 잠시 동안 집 안은
그리움과 안도의 숨소리로 가득했다.

그리고 아이의 시선이 천천히 요람으로 향했다.
아내 곁에 놓인 하얀 요람 속엔
두 명의 아주 작은 아기가 나란히 누워 있었다.
첫째는 한참을 말없이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내 동생이야?”
“응, 수호의 동생들이야. 귀엽지?”

아이는 신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궁금증이 폭발하듯 말들이 쏟아졌다.


“만져봐도 돼?”
“쪽쪽이 내가 물려줄게!”
“분유 내가 줘도 돼?”
“책 읽어줘도 돼?”

아내는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근데 동생들은 아직 너무 작으니까
조심조심해야 돼.”

그 순간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제 진짜 다섯이구나.’

그 말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울렸다.

하지만,
그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딘가 낯선 기류가 조금씩 흘렀다.

“나도 분유 먹어볼래!
저 젖병에 담아서 똑같이!
나도 동생들이랑 같이 누울래!
나도 안아줘, 나 먼저!”

아내와 나는 잠시 시선을 마주쳤다.
서로의 얼굴에는 놀람과 웃음이 동시에 번졌다.
그 표정엔 아마도 같은 생각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왔구나, 이 순간이.’

그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 고개를 들었다.
아이는 울지도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지만
그 작은 목소리 속엔
이미 미묘한 감정이 숨어 있었다.

엄마의 품에 스민 새로운 온기,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
이해하면서도, 서운한 그 마음.

그날 밤,
집 안은 오랜만에 아이의 웃음소리와
둥이들의 숨 고르는 소리가 뒤섞여
묘한 평화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 평화가 얼마나 짧을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