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안 먹을래. 맛없어.”
“이거 안 먹을래. 맛없어.”
저녁시간,
수호가 콩나물을 입에 넣었다가 그대로 뱉으며 말했다.
“수호야,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면 안 돼.
콩나물 같은 것도 편식하지 말고 먹어야
키도 쑥쑥 크고 튼튼해지는 거야.”
“싫어. 안 먹고 싶어.”
요즘 부쩍 편식이 심해진 첫째를 달래며
애써 밥을 입에 넣어준다.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섭렵한 요즘의 수호는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져서인지
예전에 잘 먹던 나물 반찬은
이제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아내는 “편식하면 군것질거리 주지 말라”고 하는데
갈망하는 아이의 눈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
또 과자를 건네곤 한다.
저녁이 지나고,
수호가 잠든 뒤 아내에게 말했다.
“출출한데… 우리 치킨 시켜 먹을까?”
“과일 있어. 과일 먹어.”
“과일 싫어. 치킨 먹고 싶은데…”
아내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여보, 과일 같은 것도 잘 먹어야
키도 쑥쑥 크고 튼튼해지는 거야.”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수호에게 하던 말을
그대로 돌려받고 나니
좀 민망해졌다.
이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