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번주에 요가원에서 가르칠 수업들을 짜고 있다가, 아직까지 수업 준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단계임을 실감한다. 물론 처음에 비해서는 들이는 시간과 수업하면서 느끼는 긴장과 떨림이 덜하지만 그래도 여전한 것은, 부담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것.
가장 편한 것은 빈야사시퀀스 짤 때이다.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하타이고 가장 재미를 느끼는 것은 빈야사와 하타, 가장 쉬운 것은 필라테스, 가장 어리둥절한 것은 테라피, 가장 어려운 것은 젠링, 다 다른데 얘네들도 그때그때 서로 왔다갔다 한다.
하타를 짜다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시는 회원님 생각이 나면 짜고있던 시퀀스에서 다리 힘이 많이 필요한 동작들은 슬며시 뺀다. 대신 돌핀포즈를 집어 넣고 바시스타아사나를 넣는다. 그래, 당분간 팔 힘을 길러드리자. 그런데 또 손목이 약한 연령대의 회원님들이 많은 수업에서는 손목으로 버티는 동작들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최소화는 해도 완전히 빼지는 않는다. 그래야지만 그분들의 팔힘을 길러내고 손목보다는 팔 근육을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으니까.
처음보다 점점 힘이 좋아지시는 분들도 보인다. 그 분들이 생각나면 온 몸 구석구석 강화되도록 열심히 시퀀스를 만든다. 지루하지 않게, 혹은 너무 힘들지 않게, 수련생들이 보다 몸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몸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티칭 멘트와 포인트 둘 부분들을 생각한다.
어쩔 때보면 이 행위는 예술 창작과도 같다.
한시간짜리 안무를 짜는 것.
그래서 즐겁다.
다같이 매트 위에서 모노드라마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
물론 관객 또한 자기자신이겠지.
나는 지금 나와 가장 잘 맞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으로 내 삶에 안정감과 만족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