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워킹맘 살아남기
최근 5월에 이벤트가 가장 많은 달이라 마케터로서의 자아가 바쁘기도 하지만 동시에 ‘육아와 일 공존을 위한 노력이 내 이전에도,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왜 아직도 제자리걸음 같은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바쁘다.
고작 나라는 개인이 해결할 수도 없는 근원적이고 아주 큰 물음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작더라도 내 나름의 희망적인 답을 내리고 싶은 마음이다.
엄마가 된 후 복직한 회사 생활은 ‘좌충우돌 워킹맘 살아남기’이지만, 엄마가 된 후 확장된 내 세계관이 일하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이게 해주기도 한다.
왜 부모가 되면 이전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는지, 평일에 출근하고도 주말에도 푹 쉬지 못하는지,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들이 왜 정신없어 보이는지, 평일 오전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가 더 많이 보이는 흥미로운 모습들까지 이전에는 감지하지 못했던 것들.
‘엄마’ 정체성은 마케터로서 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월 이벤트 기획으로 바쁜 와중에도 더 정신없는 이유는 ‘맘키즈클럽’ 멤버십 론칭 때문.
기존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엄마와 아이를 위한 문화센터 콘텐츠나 혜택 같은 것들에서 출발하긴 했으나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클래스 기획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부모도 부모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 부모가 된 후 아이와 함께 성장통을 겪는다. 배울 만큼 배웠고 자랄 만큼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는 자아를 가진 생명체를 돌보고 온전히 책임을 진다는 건 경험하지 않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더 잘하고 싶어서 혼자 비장해졌다가, 현실에 부딪혀 나가떨어졌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는 부모 성장기는 아이가 온 힘을 다해 목을 들고, 엎드리고, 기고, 일어서는 과정들과 같았다.
특히 나는 부모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롭다'는 감정을 크게 느꼈다. 코로나로 인해 조리원 커뮤니티도 없었다. 그때는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했는데 육아를 하면 할수록, 아이가 크면 클수록 '커뮤니티'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커진다.
온라인에서의 커뮤니티도 있긴 하지만 참여가 쉬운 만큼 연대도 가볍다는 생각이 컸다. 서로 위안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게 그렇게 와닿지 않는달까.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마을은커녕 같은 건물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시대에 육아는 오로지 엄마와 아빠, 단둘의 몫이 된다. 조그만 집에 단둘이 남겨져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단절된 일상을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남편과 나 또한 서로를 넘어 더 많은 부모들과의 연결이 고파진다.
아직은 특정 성별에 돌봄의 책임과 역할이 큰 사회 안에서 워킹맘으로 일하며 마음을 둘 워킹맘 커뮤니티, 내 아이가 잘 크고 있는 게 맞는지 이 나이 또래의 아이는 어떤 모습들 일지 가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이와 함께하는 육아 커뮤니티, 용기 내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아빠들을 지지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육아대디 커뮤니티 등이 더 가까이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환으로 나온 게 맘키즈클럽. ('맘키즈'라는 타이틀이 아쉽기는 하지만, 왜 '맘키즈'가 아쉬운지 설득하는 과정은 워킹맘이 많지 않은 조직 환경(나 혼자 워킹맘!)에서 설득하기 쉽지 않아서 나도 욕심을 내지 않았던 건 지금도 계속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긴 하다.)
문구 뉴스레터가 없다고 아쉬운 마음이 느껴질 때 '내가 만들면 되지!' 하며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커뮤니티가 없다면 내가 만들면 되지!' 싶어 기획했다. 육아가 버겁지 않으려면 더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