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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22. 2022

부동산도 라이브 커머스를 해보자

얼마 전 재미있는 제안을 하나 받았습니다. 


규제로 인해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이 꾸준히 비조정지역인 지방으로 향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비조정지역들이 대부분 지방 깊숙이 위치한 곳들이라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안을 한 업체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요즘 순환매처럼 어떨 때는 여기가 뜨고 어떨 때는 저기가 뜨고 그래요. 그러면 그 단기간에 투자자들이 확 몰리는데 가끔은 내려올 수가 없다고 집도 못 보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이야 투자니 실거주는 안 할 터라 집 컨디션 등이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부동산 투자자라고는 하지만 초보 투자자들이 섞여있다는 거예요. 이런 분들이 소문에 마음 급한 나머지 덜컥 보지도 않고 계약을 해서 손해를 볼 때도 많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저 역시 최근 파주 쪽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가 부담스러워 일단 계약금부터 넣을까 하다가 결국 시간을 내서 직접 집을 보고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둘러보던 중 욕실에서 마감 관련 하자를 발견해 매수 금액 일부를 할인받기로 하고 계약은 성사되었습니다.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입니다.


부동산과 라이브 커머스를 엮어보고 싶다는 업체의 컨설팅 요청에 하루 정도 고민을 했습니다. 부동산 소개하는 유튜브도 많은데 굳이 사람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볼까? 라이브 커머스로 어떤 차별성을 줄 수 있지?


유튜브를 둘러보니 주로 건물 외관이나 주변 인프라를 소개하고 마는 컨텐츠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당 매물에 방문하여 내부를 꼼꼼히 보여주는 컨텐츠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왠지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단 업체에게 부동산 라이브 커머스는 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일반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비해 시청자 수가 적을 수 있고 타겟층은 좁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큰 무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방송은 적게는 몇 백개, 많게는 몇 천 개까지 판매를 해서 매출을 맞춰야 하지만 우리는 딱 한 명, 실제 계약을 할 딱 한 명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2만 명이 보고 2천 개를 팔아야 하는 일반 방송보다 단 1천 명이 보더라도 단 1명의 구매자를 찾는 것이 훨씬 쉽다고 설득했습니다. 


업체에게 부동산 사무실과 연계가 가능한지 물어보았고 업체는 당연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동산 사무실을 끼고 매물에 직접 들어가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대단한 것 필요 없이 그냥 카메라로 집 안 여기저기 보여주면서 동시에 시청자들의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그때그때 들어온 질문에 답변하고  원하는 곳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랜선 임장인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시청자를 모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문의가 있었는데 저의 답변에 업체가 너무 만족을 하고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거듭 부탁을 해 따로 밝히진 않습니다.


얼마 후 업체에게 후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저의 컨설팅대로 방송을 진행했고 시청자도 충분히 들어왔으며 방송 10분 만에 매수 문의가 들어온 뒤 계약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남는 시간에 공개한 다른 2개 매물도 주인을 찾아 방송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이야기에 저도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시험삼아 해본 방송이 대성공을 거두자 업체는 이걸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왔고 저는 아이디어 권리 주장하지 않을 테니 마음껏 방송하시라는 농담을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미 나올 수 있는 형태의 방송은 다 나왔다는 라이브 커머스. 하지만 아직 연계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영역들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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