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사 끝, 난민 생활 시작.

by 무니

지난 일요일, 친구들이 와서

저희 집 가장 큰 가구인 냉장고 등을 옮기는 것을 끝으로

내부 살림 이사를 끝냈습니다.


IMG_20170213_160234_HDR.jpg


40여 년 전에 흙으로 지은 건물,

흔히 말하는 '한옥' 생활이 시작되었지요.


가운데 문 두 개에 해당하는 큰 방에는 짐을 쌓아놓고

왼쪽 작은방에서 잠을 자고

오른쪽 작은방을 주방으로 사용합니다.


IMG_20170212_160618_HDR.jpg


솜씨 좋은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인터넷도 바로 옮겨 연결해주고


IMG_20170212_183806.jpg


싱크대도 떼와서 설치해주어

난민 생활이 이만하면 궁전 생활이다 싶지만


IMG_20170212_205937_HDR.jpg


너무 추워서 이틀 동안 자는 게 힘들었습니다.


옛것이 좋기는 개뿔~

재료와 기술이 그것밖에 안되니 그렇게 지은 것이지

살아보면 초가집이나 기와집이나 옛 한옥은 살 데가 못 된다는 게

저희 부부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요즘이야 공법이 다양해져서 흙집도 단열이 잘 되지만

그저 흙과 짚만 버무려 홑벽으로 지은 옛집은

추워도 너~무 춥습니다.


IMG_20170212_214628_HDR.jpg


목욕탕이 있고 따뜻한 곳에 있을 때

조금 시일을 당겨 털 깎인 히쭉이가 너무 떨어서

내신랑이 품에 안아 재우기도 했어요.


점퍼까지 입고

전기장판을 가장 고열에 맞춰놓고 누워도

찬 공기에 머리가 아픕니다. ㅠㅠ



추위야 조금만 견디면 물러갈 테지만

그러면 바로 벌레와의 전쟁이 시작될 테고


IMG_20170213_125736_HDR.jpg


욕실 없는 거야 이래저래 방법이 많지만

저에게 제일 큰 난관은 바로 이 화장실입니다.

평소에는 전혀 쓸 일 없지만

예전에 지어두신 거라 남아있는 자유낙하식 화장실.


냄새나고 벌레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생활에 적합하지 않은 공간인데다

겨울을 날 자신이 없어서

다시 겨울이 돌아오기 전에

새 집에 지붕만 얹어지면 들어가자 하고 있지만

현재 자금 상황으로는 택!!!도 없어 보입니다. ㅎㅎ


뭐 펀드 투자도 꾸준히 해주고 계시고

날 풀려서 일도 많이 하고 그러면 될 수도 있구요.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그냥 오늘, 지금에나 집중하고 충실할 수 밖에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똘부농은 이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