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외로운 사람이라 그랬는지
나랑 사귀자가 아니라 나랑 살자고 하는 바람에
덜컥 결혼부터 했으니
살아가면서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손재주를 타고 나서
기계류는 다 잘 만졌어요.
모든 기계류에 관심도 있었구요.
혼자 취미로 만지던 컴퓨터가 직업이 되어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자전거도 잘 만져서
컴퓨터랑 자전거 수리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자주 집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흙에서 뭘 키우는 걸 하고 싶었는데
혼자 살 때는 못하다가
결혼하자 그것부터 시작했어요.
스티로폼 박스를 주워다
멀리 변두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자전거 트레일러에 흙을 퍼 와 심었답니다.
물론 내신랑 천일동안 님과 같이 했죠.
그러면서 얘기해보니
둘 다 시골에서 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내신랑이 40세가 되면
시골에 가서 살자고 의견이 일치했답니다.
왜 우리는 나이 들어서 시골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 평소에
사람들이 은퇴하면 시골(고향)에 간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시골은 늙어서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시골에서 살려면 초가집이라도 사야 하니까
돈도 좀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구요.
아무튼 저희 부부는 둘 다
부자가 되는 것에 관심 없고
특별히 도시에서 이루고 싶은 꿈도 없고
시골에서 먹을거리를 거의 자급자족하면서
느긋하고 단순하게 살고 싶어 한다는
공통점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