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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나무꾼.

by 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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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미국에서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직구한 컷소가 도착했죠.


컷소란

끼워진 칼날이 직선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뭔가를 자를 수 있는 공구입니다.


저희 집에 공구라 하면

거의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제가 사용하는 몇 안되는 공구 중 하나입니다.

나무보일러용 땔감을 마련할 때 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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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톱으로 나무를 썰어자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전에 누군가 그게 뭐 힘드냐고 그러던데

자신의 경우를 남에게 일반화하면 안 되고

저는 힘듭니다.


나무보일러는 아궁이와 달라서

땔감도 많이 장만해야 하죠.

커다란 나무는 내신랑이 엔진톱으로 잘라주지만

불쏘시개가 되는 작은 나무는

내신랑이 바빠서 못 해줄 때 저라도 해야 합니다.




제가 워낙 힘이 없어 컷소 자체를 무거워했기 때문에

원래는 중저가 모델인 스탠리의 10.8볼트 컷소를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집 지으면서 일을 했더니 힘도 좀 늘었고

그때 써본 내신랑의 큰 컷소에 반해서

나도 큰 걸로 바꿔달라 졸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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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힘없는 각시를 고려해

내신랑이 조금이라도 가볍고 힘 좋은 제품으로 골라

아직 국내에 출시가 안 되어 직구해야 했지만

디월트의 18볼트(미국 단위 20v) 컷소를 사준 겁니다.


가는 가지가 빨리 잘리는 건 물론이고

이전엔 엄두도 못 냈던 굵은 가지들도 자를 수 있어

바쁜 내신랑 대신 나무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이 발전하는 세상에

좋은 도구가 있는데 굳이 수작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죠.


이제 고물상이나 길거리 쓰레기 더미에서

나무 쌓아 끌고 올 썰매용 도구만 찾으면 되겠습니다.



(제가 썼던 스탠리 컷소 사실 분 계시면 말씀해주세요.

저렴하게 넘겨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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