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생은 괴로운 것"이라고 하지요.
생(生), 노(老), 병(病), 사(死)의 신체적인 고통과
애별리고(愛別李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음성고(五陰盛苦)의 정신적인 고통을
피할 수 없이 누구나 겪어야 하니까요.
한편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 끝부분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구절이 유명해지면서
삶은 소풍이라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생은 苦인가, 소풍인가...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뻔한 답이지만 사람 나름입니다.^^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고통이고
소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힘든 일들이
소풍 가는 길이 좀 험하거나
가다가 넘어졌거나
나만 보물을 못 찾는 정도의 일인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천상병 시인도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서
삶을 소풍이라고 쓰신 게 아니고
그가 말하고자 한 의미도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
한쪽의 일터에서는 굴뚝 위에서 농성을 하고
바람이 바뀌었다고
다른 쪽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내몰리는데
이 길이 소풍이라고...
「소풍」중에서.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좀 힘들면 삶이 고통이라고 하고
자기 상황이 좀 편하면 소풍이라 하며
왔다 갔다 합니다. ㅎㅎ
하나만 딱 정합시다.
苦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소풍을 선택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