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삶은 苦일까 소풍일까.

by 무니

불교에서는 "생은 괴로운 것"이라고 하지요.



생(生), 노(老), 병(病), 사(死)의 신체적인 고통과


애별리고(愛別李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음성고(五陰盛苦)의 정신적인 고통을


피할 수 없이 누구나 겪어야 하니까요.





한편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 끝부분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구절이 유명해지면서

삶은 소풍이라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생은 苦인가, 소풍인가...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IMG_20171204_142457.jpg


뻔한 답이지만 사람 나름입니다.^^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고통이고


소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힘든 일들이

소풍 가는 길이 좀 험하거나

가다가 넘어졌거나

나만 보물을 못 찾는 정도의 일인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천상병 시인도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서

삶을 소풍이라고 쓰신 게 아니고

그가 말하고자 한 의미도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

한쪽의 일터에서는 굴뚝 위에서 농성을 하고

바람이 바뀌었다고

다른 쪽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내몰리는데

이 길이 소풍이라고...


「소풍」중에서.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좀 힘들면 삶이 고통이라고 하고

자기 상황이 좀 편하면 소풍이라 하며

왔다 갔다 합니다. ㅎㅎ



하나만 딱 정합시다.

苦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소풍을 선택하시겠습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과탄산나트륨으로 식기의 찌든 때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