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맛있는 묵은지로 만드는 김치볶음을 올렸는데
사실 묵은지, 신 김치가 맛있으면 천하무적입니다.
뭘 해도, 대충 해도 다 맛있어요.
근데 묵은지라고 다 맛있을 수는 없죠.
제가 지난가을에 담은 김치가 그렇습니다. ㅠㅠ
막 담았을 때는 맛있었고, 때깔도 괜찮았는데
익어가면서 이상해져요.;;
원인을 잘 모르겠는데 공기를 접해서 그런가...
아무튼 버리기는 아까우니 볶아 먹습니다.
맛이 없거나 너무 시어버린 묵은지는 양념을 씻어냅니다.
바락바락 주물러가며 맛을 빼주고
물기 꼭 짜서 원하시는 크기로 썹니다.
썰은 묵은지에 다시 양념을 해요.
고춧가루, 간장 조금, 다진 마늘, 설탕 조금, 술 조금 넣고
바락바락 주무르며 무칩니다.
술은 안 넣으셔도 되는데
넣으시면 설탕처럼 신맛, 짠맛을 중화시켜주고
묵은지의 군내도 좀 날려줘요.
시판되는 맛술은 첨가물들이 많으니까
그냥 집에서 드시다 남은 아무 술이나 넣으시면 되고
저렴한 와인 사두셨다가 이럴 때 쓰시면 좋습니다.
매운 것 좋아하시면 청양고추 좀 썰어 넣으시면 좋고,
중간 불에 충분히 익혀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마무리하시면 됩니다.
맛없는 묵은지는 보통 많이 볶아서 두고 먹기 때문에
파는 넣지 않았어요.
제 김치처럼 맛없게 익는 김치도 있지만
대체로 김치는 익으면서 맛있어지고,
익으면 다양하게 먹는 방법도 있으니까
김치 맛없게 담아졌으면 실망하지 마시고 익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