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피할 수 없으니 즐긴다.

by 무니
IMG_20190204_122538.jpg


아직 집 본체도 미완성인 상황에서

개들 집 만들 시간도 없고,

구상한 대로 집 모양 갖추면

어차피 개들 집은 필요도 없고...


그래서 때에 따라 묶어두기도 하고

실내에 데리고 들어오기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세 마리씩 산책을 시켰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얼마 전부터는 다섯 마리를 모두

아침저녁으로 산책시키고 있습니다.




한 마리씩 따로 시키니까, 30분씩 잡아도

하루에 다섯 시간을 걸어 다녀야 하는 강행군이라

첫째, 체력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다섯 시간만 빼도 시간이 부족한데

힘드니까 낮잠을 잘 때가 많아서 그 시간까지 빼니

둘째,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IMG_20190406_114457.jpg


그러니 어쩝니까.

애들을 땡볕에 계속 묶어둘 수도 없고

어딘가로 보낼 수도 없고...


힘들지만 피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이 상황에 나를 맞추고

이 상황의 좋은 점을 찾아 즐길 수밖에요.


우선 내신랑 천일동안 님 저녁식사 준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일거리를 포기했습니다.


꼭 해야 하는 일,

가계부 정리, 식단 짜기,

세탁기 돌려 빨래 널고 걷기, 로봇청소기 돌리고 정리하기

외에 다른 일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침 산책 다녀와서 점심 먹으면 잡니다.

저녁 해 먹고 위에 적힌 일들을 하고 잡니다.


IMG_20190621_190316.jpg


산을 좋아하는데

매일 산의 이쪽 길, 저쪽 길 다니면서 변화를 볼 수 있으니 좋습니다.


산책 다니면서

나물 뜯어다가 말리는 것도 좋고

산딸기 따다가 내신랑 천일동안 님 줄 청 담는 것도 좋고

다람쥐, 고라니, 뱀도 만나고


동네 길로 다닐 땐 어르신들 만나 인사하는 것도 좋고


늘 으르렁대던 개와 고양이들 사이가 편해지는 것도 좋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이 또한 언젠간 지나갑니다.


상황을 바꿀 수 없으면

상황에 맞추고 즐거움을 찾는 것이

나 자신에게 이롭지 않겠습니까.


낮잠을 잘 자니

밤에 이렇게 글 쓸 힘도 있고 좋네요!! ㅎㅎ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씨앗 싹 틔워 나무 키우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