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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Nov 09. 2019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바로 전 글에 플렉시테리언이니 뭐니 하더니 이건 또 뭔 말이랍니까? ㅎㅎ 


그러게요.

이전 글을 쓰면서 뭔가 부족하다... 더 자세히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이제야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우리나라보다 채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 그런 분류가 있으니

거기에 대입하면 나는 여기에 속한다고 쓰긴 했는데

사실 저는 그 채식주의자 분류 중에서 비건 외에는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유 마시고 생선 먹으면 그냥 잡식이지 어떻게 채식의 한 분류인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때에 따라 잡식을 해서 플렉시테리언이라는 저는 채식주의자가 아닌 겁니다.

아니 채식주의자는 맞지만 채식인이 아니라는 말이 더 맞겠군요.



저는 왜 채식인이 못 되고 있을까요?



외부적인 요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겠죠.


장흥에는 채식 전문 식당이 없어요.

전문식당은 고사하고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곳도 제가 알기론 없어요.

그러니 밖에 나가서 먹을 때는 채식을 포기해야 합니다.


물론, 채소 반찬만 먹을 수도 있죠.

하지만 멸치 육수를 사용했거나 쇠고기 농축액이 들어간 조미료를 넣었다면

엄밀하게 따져서 그것도 채식이 아닌 건데

그런 걸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몇 군데나 될까요?



그리고 채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냥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먹는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채식에 대한 집착을 갖게 될 수 있는 것도 경계해서 

밖에서 먹을 일이 있을 때는 그냥 젓가락 가는 대로 먹고

음식 남겨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접시에 담겨 나온 것은 다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집에는 육식 좋아하는 동반자가 있지요.

제 채소 요리를 따로 해도 되지만 제 요리 실력이 아직 부족하고,

반찬 가짓수를 많이 늘어놓고 먹지 않고,

같이 채식하게 될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내신랑 천일동안 님을 위해 고기 요리를 할 때는 저도 같이 조금 집어먹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제 스스로의 문제인데요,

채식을 하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주면 못 하는 겁니다.

죽을 지경이면 뭐든 먹어야죠. ㅎㅎ


우리가 평소에 탐하는 마음으로 뭔가 먹고 싶은 것과 달리

여여하면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채서 먹고 싶은 것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오리고기를 몇 번 먹었고

올해는 요구르트를 한 달 정도 먹었어요.


제 체질이나 몸 상태가 앞으로도 저런 것을 가끔 먹어야 할 것인지

완전 채식이 가능할 것인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채식주의입니다.

그렇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잡식하는 채식지향자, 채식위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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