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 별로 없으니까
자전거 여행할 때처럼 노숙하면서 알아보려고
트레일러에 캠핑용품을 챙겨 장흥으로 내려갔습니다.
장흥 중에서도
내려오기 전 지도로 점찍은 마을로 향했지요.
두 군데의 마을에 들러 이장님을 만나 뵀는데
하필이면 그 두 마을이 모두
귀농인이 와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 마을이었습니다.
이장님들이 시큰둥해하게 빈집도 없다고 하시고
뭐 하러 시골에서 살려고 하냐고 말리는 내용의 얘기를 하셔서
저희는 기운이 빠졌어요.
서천에서 워낙 반기는 분위기였어서
장흥도 비슷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냉담한 반응에 당황도 하고 기운도 빠지고... ㅠㅠ
기운이 빠진 우리는 잠시 돌아보는 걸 멈추고
장재도의 언덕 위로 올라갔습니다.
장흥은 우릴 반기지 않아.
서천에서는 빈집도 땅도 빌려준다는데
서울에서의 직업을 살린 일자리도 준다는데
서천으로 갈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둘이 다시 얘기를 나눠봅니다.
하필 그런 마을에 간 거니까,
이제 겨우 두 군데밖에 안 가봤으니까...
힘내서 더 돌아보자고 마음을 모으고
씩씩하게 또 일어납니다.
(그 이장님들 몇 년 후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저희가 아직도 장흥에서 살고
그것도 잘 살고 있다는 것에 놀라시는 눈치였습니다.
우리 마을 어르신들이 내신랑 천일동안 님을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두 분 인재 놓치신 겁니다~라고 생각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