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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Jul 21. 2016

[2013년 귀농생활] 다시 귀농지 찾아 삼만리

논밭이 문제라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논밭을 사면 되지 않느냐 

생각하실 수 있는데 


맞습니다. 

그러면 제일 좋지요. 

이미 익숙한 마을이라 또 적응하지 않아도 되고... 




물론 저희에게 밭 내놓으라고 하신 분 때문에 

불쾌한 일을 당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어서 

그런 분 이웃으로 살고 싶지 않아 

마을을 나갈 생각을 한 것도 맞고 


다른 이유는 

저희 마을에 살 수 있는 땅이 없어서였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마을은 

예로부터 양반촌에 부촌이고, 

자녀분들도 잘 사셔서 

어르신들이 땅 팔아 뭘 충당해야 할 일이 없으니 

매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결국 그 귀농인이 마을에 계속 살기를 바라셔서 

안 팔아도 될 땅을 팔아주셔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사례가 없어 

저희 마을에 임대로 거주했던 귀농인들은 

전부 다른 곳에 집을 지어 나갔지요. 


게다가 저희가 원하는 땅은 

산이거나 마을 끝의 산 아래 논밭인데 

그런 곳은 죄다 문중 소유라서 더 팔지 않습니다. 


팔 이유도 없고 

팔려면 온 문중이 회의를 해야 하니... 



그래서 처음 빈집을 찾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도를 펴놓고 가고 싶은 곳을 찍고 

직접 찾아가서 땅 주인을 수소문합니다. 


입소문, 부동산 사이트, 경매 사이트 등 

인터넷도 다 뒤져보지만 

역시 땅 찾는 것은 직접 가보는 게 최고입니다. 


50cc 오토바이를 타고 

참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임도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기도 했죠. 




저는 길도 없고 전기도 없는 산에서 

집 대충 짓고 

밭 개간하며 살았으면 좋겠는데 


내신랑 천일동안 님의 유일한 조건이 

인터넷 되는 곳이라 

그런 곳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ㅎㅎ 


인터넷이 될만한 곳은 

길도 있고, 전봇대도 있으니 당연히 땅값이 비싸고 

없는 곳에 끌어들이려면 비용이 엄청나고... 




가까이 지내는 귀농인께서 

당신의 임야 한 귀퉁이를 팔아주시겠다고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는데 


인터넷도 되고 

참 좋은 장소이긴 하지만 

혹시나 해서 일단 더 알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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