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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Jul 29. 2016

망해버린 첫 손 국수, 감자국수

저는 매일 개들 밥을 만들기 때문에 

어차피 제일 더운 시간인 

오후 두세시에 불앞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왕 더운 거 

오늘은 손 좀 가는 음식을 만들어 먹기로 합니다. 



냄비에 물 조금 넣고 

다시마, 표고버섯, 오가피 가지, 

양파, 대파, 말린 청양고추

간장후추를 넣고 장물을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30분 1시간 정도 끓이는데 

중간에 물이 많이 졸았다 싶으면 보충하면서 끓여요. 



혼자 먹을 국수 양이 밀가루 한 컵 정도면 되니까 

그에 절반 정도인 50g 정도, 감자 반 개를 

장물 끓이는 곳에 넣고 삶아 

뜨거울 때 으깨놓습니다. 



원래 강원도에서는 장물에 바로 국수를 넣었다는데 

저는 더우니까 

다 끓은 장물을 간 맞추고 걸러 냉장고에 넣어두고 

식사 때가 돼서 국수를 만들었어요. 


으깨놓은 감자에 밀가루 한 컵 넣고 

날콩가루 조금 넣어 반죽을 했지요. 



처음 만들어보는 손 국수인데 

용감하게 덤벼봤어요. 


썰 때까지만 해도 잘 된 것 같더니 

썰어놓으니 풀어지질 않습니다. 

반죽이 좀 질게 됐나 봐요.;; 


다시 반죽할 수도 있지만 

뭐 올챙이국수도 있는데 하며 

쿨하게 삶았습니다. ㅎㅎ 



원래 감자국수에는 

소고기랑 표고버섯 볶아서 고명으로 올린다는데 

저는 마지막 땅두릅 순, 천도복숭아, 

개들 산책 갔다 오면서 따 온 일찍 익은 돌배 썰어올렸고 

너무 차면 속이 안 좋으므로 얼음은 넣지 않았어요. 


비록 국수는 올챙이 반, 수제비 반이 됐지만 

장물이 맛있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말린 청양고추 두 개 넣었더니 

매콤하게 입맛을 살려주더라구요. 


시원한 날씨가 되면 

장물에 국수 넣고 또 한 번 해 먹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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