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용 미숙으로
화목보일러에 불 붙일 때 쓰는 토치를 망가뜨려서
건재상 따라갔을 때 새로 사달라고 했습니다.
영수증에 10,000원이라고 적힌 걸 보며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혼자만의 옛날 얘기를 해줍니다.
정남진생약초체험 학습장에 있을 당시
난로에 불 피울 때 쓰려고 토치가 갖고 싶었는데
만 원이 너무 큰 돈이라 사지 못 하고
아는 귀농인이 쓰는 걸 보면서 부러웠다고...
그때는 그랬죠.
거의 대부분 라면으로 때웠는데
라면 고를 때도 맛을 보는 게 아니라
어느 것이 백원이라도 싼지를 봐야 했습니다.
밥 먹을 때 반찬이래 봐야
제일 싼 콩나물이거나
두부 한 판 졸여 몇 끼를 먹을 때이니
내신랑 입장에서
난로에 불 붙이자고 만 원짜리 토치를 산다는 건
충분히 사치로 생각될 만한 시절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무리하게 샀던
중고를 샀던
이제는 몇 십만 원짜리 공구들이 즐비합니다.
가격이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며
식재료를 고릅니다.
동물 가족 일곱, 길고양이 하나, 우리 부부
굶은 적 없습니다.
서울이라면 반지하를 면치 못했을 텐데
이렇게 마당 넓은 집에 살고
때마다 전세금 올릴 걱정,
새로이 방 구할 걱정 없이 삽니다.
전국 이곳저곳에 좋은 친구들이 있고
집 지어야 한다니 도와주시는 펀드 투자자분들도 계십니다.
아직 집 짓고 펀드 다 갚을 때까지
갈 길은 멀지만
이만하면 똘끼 가득한 천일동안, 무니 네 살림
대기업 회장님도 부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