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이해받지 않아도 머무를 수 있어요.”
요즘 그녀는,
피드에 글 하나 올리는 것도 망설여졌어요.
‘이걸 좋아할까?’
‘내가 너무 별거 아닌 걸 올리는 건 아닐까?’
‘괜히 오해하진 않을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며낸 말과
보여주지 않기 위해 감춘 마음 사이에서,
그녀의 감정은 늘 한 발 물러서 있었어요.
처음엔 피로였고,
그다음은 혼란이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말하지 않는 게 편하다’고 느꼈죠.
사람들은 쉽게 말했어요.
“있는 그대로 올려도 돼.”
하지만 그녀는 알았어요.
있는 그대로라는 건, 언제나 너무 불안한 상태라는 걸.
세상은 그리 조용하지 않았고,
조용한 마음은 언제나 너무 쉽게 부서졌으니까요.
그날도 그녀는
무언가를 올렸다가 몇 분 만에 지워버렸어요.
“왜 이렇게까지 긴장하지…”
스스로도 지쳐가는 걸 느꼈죠.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은 순간—
모래알처럼 작고, 투명한 감정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어요.
그때였어요.
창가 바람이 가볍게 스쳤고,
작은 후레쉬 불빛 하나가 방 한쪽을 조용히 비췄어요.
후레쉬를 든 아이는—
묻잎일이었어요.
“여기 있어요.”
작고 투명한 목소리.
그녀는 묻잎일을 보지 못했지만,
그 빛은 분명히 느껴졌어요.
감추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잠깐, 아주 잠깐 열렸죠.
그 후부터
그녀의 ‘머무름’이 시작되었어요.
묻잎일은
조그만 주머니를 열어 작은 후레쉬 하나를 꺼냈어요.
단 하나씩만,
잠시만 머물다 사라지도록 설계된 감응의 도구.
“이건 기록이 아니에요.
흐르는 반짝임이에요.”
묻잎일은 그 후레쉬를
그녀의 핸드폰 화면 위에 조심스럽게 놓았어요.
그 순간,
그녀의 피드에 감정 하나가 조용히 올라갔어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도,
공감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저,
지금 이 감정이 ‘여기 있다’는 걸
잠시라도 머무르고 싶었던 마음이었죠.
그 반짝임은 1시간 후 사라졌지만
그녀는 그것을 지우지 않았어요.
그저, 흐르게 내버려 두었어요.
그녀는 몰랐어요.
그 반짝임이 사라진 자리,
마음 어귀 어딘가에
작은 씨앗 하나가 남았다는 걸.
그녀는 오래 화면을 내려보다가
어느 피드 아래에서 손가락을 멈췄어요.
짧고 흔들리는 글이었죠.
누구도 쉽게 말 걸지 않는 이야기.
그녀는 망설였어요.
‘나도 이런 말… 해도 될까?’
괜히 더 상처가 될까 봐,
말이 가벼워 보일까 봐.
몇 번이고 썼다 지운 끝에
조심스럽게 한 줄을 남겼어요.
“당신의 말이, 나한텐 조용히 도착했어.”
그 순간—
모래 어귀에 숨어 있던 묻잎이가
작은 도장을 들고 다가왔어요.
댓글 옆에, 살짝.
꾹—.
“발자국이에요.”
묻잎이는 속삭였어요.
“감응의 깊이를 남기는 거죠.
소리 없이, 숫자 없이도 머물 수 있게.”
그녀는 몰랐지만,
그날 남긴 그 한 줄의 댓글이
누군가의 아침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걸.
감정은
가볍게 퍼져 사라질 수도 있지만,
누군가 조심히 딛고 남긴 말에는
작은 흔적이 오래 남아요.
그녀는 다시 댓글창을 열었어요.
예전보다는 조금 덜 망설였죠.
말을 남긴다는 건,
가끔은 사라지는 것보다
더 조용히 흐르는 일이란 걸—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날 밤,
그녀는 피드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지만,
작은 반짝임 하나가
그녀 마음 어귀에서 아주 오래 빛났어요.
그리고 아주 멀지 않은 곳,
또 다른 감정 하나가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