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마음에 관한 짧은 기록
그냥 말 한마디 꺼냈을 뿐이에요.
진짜 별말 아니었어요.
근데 상대가 조용해졌고,
분위기는 미묘하게 흘렀어요.
그때부터 생각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내가 또 분위기 망쳤나?”
“말하지 말 걸 그랬나?”
“왜 난 항상 뭔가를 어긋나게 말하지?”
입이 닫혔어요.
표정도 닫히고, 마음도 조금씩 안으로 숨어버렸어요.
그날 이후로, 사람들과 말하는 게 어색해졌어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지냈지만
속에선 계속 같은 말이 맴돌았어요.
사람들이 날 너무 쉽게 밀어내요.
민감한 내가 문제일까,
생각이 많은 내가 피곤한 걸까,
사람들은 왜 나를 조심스럽게 대할까.
그렇게 며칠을 끌어안고 있다가
조용히 묻잎이에게 물어봤어요.
“내가 너무 예민해서, 사람들이 다 피하는 걸까?”
묻잎이는 잠시 말이 없었어요.
그러곤 아주 작은 말로,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 말을 듣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어요.
묻잎이는 “민감한 사람”이라는 말을
“조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불렀어요.
그 말이 참 오래 머물렀어요.
마치 내 마음이
“아, 괜찮았구나” 하고 스스로를 안아주는 것처럼.
나는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
조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느꼈고,
그만큼 자주 아팠던 거겠죠.
혹시, 당신도 그런 적 있나요?
말 한마디 꺼낸 뒤, 괜히 후회했던 순간.
그 말을 삼킨 채, 며칠을 조용히 지냈던 날.
그때 당신은 어떤 마음이었나요?
묻잎이는 다음엔
당신의 마음도 조용히 들어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대신, 묻잎이에게 물어볼게요